카카오(035720)모빌리티 직원들의 노조 가입률이 50%를 넘겼다. 최근 불거진 매각설을 둘러싸고 직원들이 반대 의사를 적극 피력하기 위해 의기투합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 공동체(그룹) 전체를 통틀어 노조 가입률이 50%를 돌파한 계열사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저녁 기준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에 가입한 카카오모빌리티 직원 수가 가입 대기 인원까지 포함해 360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전체 임직원은 700여 명이다. 올해 1월만 해도 35명에 불과했던 노조원 수가 15일 기준 140명까지 증가하더니, 하루만에 전체의 과반수를 넘긴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직원들이 노조에 대거 가입하고 있는 건 최근 불거진 매각설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올 2월께 카카오 측에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제안하고 현재까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최대주주로 지분 57.5%를 보유하고 있다. 매매 대상은 카카오 측 보유 주식 약 40%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결정된 바 없다”며 해명 공시를 냈으나, 매각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지난 2017년 카카오모빌리티에 투자를 진행한 계약 당시 TPG가 올해까지 엑시트(자금 회수)를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최근 시장 침체로 인해 기업공개(IPO)에도 제동이 걸린 상황인 만큼 사실상 남은 선택지는 매각 뿐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 말부터 요금 인상 등으로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는 점도 최근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공들이고 있는 카카오에겐 큰 고민거리다.
카카오모빌리티 직원들은 매각설을 접한 후 크게 동요하고 있다. 택시 업계와의 마찰과 정치권의 질타에도 묵묵히 국내 1위 모빌리티 기업을 일궈냈는데, 정작 돌아온 건 ‘매각’이라는 데 대한 배신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 한 직원은 “결국 돈 때문에 팔겠다는 것 아니냐”며 “본사에서 강조했던 책임 경영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냐”고 말했다.
매각 상대자가 사모펀드라는 점도 직원들의 우려를 사는 지점이다. 처우·복지 등이 후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성장보다는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에만 매달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 직원들은 “매각만은 절대 안된다”며 동료들 대상으로 노조 가입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한편 직원들의 동요가 커지자 류긍선 대표는 이날 오후 진행되는 임직원 대상 간담회 ‘올핸즈'에 참여해 매각설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올핸즈는 카카오모빌리티 직원 대상으로 매달 진행되는 간담회다. 본래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나, 이날은 노조 요구를 수용해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