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가 반도체 후공정 R&D 센터' 짓는다 [뒷북비즈]

◆초격차 전략 민관TF 보고서 제출
7년간 1.5조 투입 '후공정 생태계' 조성

반도체 공정을 진행하고 있는 연구원. 서울경제DB




정부가 국내 최초로 반도체 후(後)공정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센터 건립뿐 아니라 2030년까지 1조 5000억 원을 들여 국내 후공정 업계를 종합적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전(前)공정이 웨이퍼에 회로를 인쇄하는 작업이라면 후공정은 그 웨이퍼를 분리·조립해 개별 칩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초격차반도체 패키지 선도전략 민관 태스크포스(TF)’는 이달 초 2000억~3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반도체패키지종합센터’ 구축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최종 제출했다. 산업부는 이 보고서를 검토한 뒤 조만간 반도체종합지원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센터는 반도체 설계, 위탁 생산(파운드리), 후공정 회사 간 협력을 도모하는 패키지 분야 특화 R&D 공간이다.


TF는 센터 설립뿐 아니라 △후공정 특허·표준화 지원 △산학연 컨소시엄 구축 △전문 인력 양성 △재직자 교육 등 세부 지원 방안도 보고서에 담았다. 총투자 규모는 7년간 1조 5000억 원이다.


이 TF는 2월 차기 정부의 반도체 전략 수립을 지원할 목적으로 출범한 조직이다. 산업부 산하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TF에 모인 업계·학계 관계자 50여 명은 그간 국내 반도체 후공정 생태계의 실태를 진단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했다.
정부가 국가 차원의 후공정 R&D센터를 추진하는 것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반도체 생태계를 탄탄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굴지의 제조사를 뒷받침할 반도체 강소기업과 산업 기반이 경쟁국보다 부실한 편이다. 세계 후공정 분야 상위 10위에 드는 국내 후공정 전문 기업도 없다.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선도하기에는 불리한 조건이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K반도체 전략’에도 첨단 패키징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내용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존재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