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다우키움그룹 2세 김동준, 첫 블라인드 펀드 성공 이끈다

키움PE 대표 맡아 반도체 등 투자 노하우 쌓아
1500억 규모 조성, 네패스아크 투자로 첫발

키움 사옥전경

다우키움그룹 계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키움프라이빗에쿼티가 2호 블라인드 펀드(여러 곳에 투자하는 대규모 펀드)결성에 성공했다. 다우키움그룹 오너 2세인 김동준 키움프라이빗에쿼티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다. 이 펀드의 운용 성과가 추후 김 대표 체제에서 키움PE의 성장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키움PE는 이달 1500억 원 규모로 ‘블라인드펀드 IBK-키움 사업재편 사모투자합자회사’ 결성을 마쳤다. IBK기업은행 사모투자부가 공동 운용사(Co-GP)를 맡았다.


키움PE는 펀드 결성 직후 첫 투자에 나섰다. 시스템 반도체 테스트 기업 네패스아크(330860)가 발행한 영구 전환사채(CB)에 투자했다. 키움PE가 125억 원, 키움인베스트먼트가 50억 원을 투자했고 키움PE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가 125억 원을 투자했다. 대형 반도체 기업들이 시스템 반도체 투자를 늘리고 후공정 관리 업무를 다른 기업에 맡기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네패스아크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건을 투자하기 위해 조성하는 프로젝트 펀드에 비해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처를 확정하기 전에 기관투자자로부터 대규모 출자를 받는 형태다. 키움 PE의 그동안 성과를 업계가 믿고 더 많은 돈을 맡겼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18년 그룹 벤처캐피탈인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맡으면서 투자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해 초 키움PE 공동대표를 겸직 했고, 같은 해 6월엔 윤승용 전 키움PE 대표가 사임하면서 단독 대표가 됐다.


키움PE는 2호 블라인드 주요 투자처로 디지털,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을 꼽고 있다. 산업 환경 변화에 발맞춰 도입되는 신기술 보유 기업이 주요 투자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우키움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 전문성을 활용해 투자 성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주요 사업인 투자 분야에서 김 대표가 경영 능력을 쌓는 기회이기도 하다.


키움PE는 2017년 설립된 이후 10여개의 펀드를 조성해 4000억 원이 넘는 투자를 집행했다. 2018년 말 조성한 1호 블라인드 펀드 '키움아이온코스닥스케일업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 합자회사' 자금을 대부분 소진했다. 지난해에는 6개의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해 1500억 원 규모로 투자했다. 동부고속 경영권 인수, 코스닥 상장사 케어랩스 투자 건으로는 각각 20%, 10% 수준의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김동준 대표가 2018년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로 취임한 이후 반도체 등의 산업 및 투자 업계에서 상당한 네트워크를 쌓았다”며 “그간 쌓은 투자 노하우를 이번 펀드에 녹여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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