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본인이 교수직을 맡고 있었던 부경대에 2학기 강의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홍 원장이 조만간 KDI 원장직에서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부경대와 KDI 등에 따르면 홍 원장은 2학기 '한국경제의 이해'라는 전공선택 과목을 강의하겠다고 신청했다. 다만 홍 원장이 강의를 개설하더라도 다른 교수가 강의할 수 있기 때문에 강의 신청 자체가 홍 원장의 복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KDI와 관가 내부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정권과 관계 없이 국정 과제에 관한 연구를 열심히 수행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주변에 드러내고 있다고 들었다"며 "공식적 퇴임 여부도 아직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관가에서는 설령 홍 원장이 퇴임 의사를 갖고 있더라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승락'을 받기 전까지는 물러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야당이 국책연구원, 위원회 등에 남겨둔 '알박기' 인사를 대여 투쟁의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한편 홍 원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수석이자 '소득주도성장'을 설계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임기는 2년 뒤인 2024년 5월까지이며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나서 "우리 정부와 너무 안 맞는 인물이 KDI 원장에 앉아 있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사퇴를 압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