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당 운영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전당대회에 출마해서 이기라”며 ‘윤핵관’을 직격했다. 본인에 대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윤핵관’과 이 대표의 갈등이 점점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최고위원회 이후 공식 석상에서는 ‘침묵 모드’로 일관하면서도 개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서는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히며 ‘고공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MBC)에 출연해 “실제로 저와 반대되는 지향점을 내걸고 전당대회에 나온 후보들이 저에게 졌다. 그것이 바로 당의 노선 투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방선거 이후 상황을 보면) 소위 말하는 윤핵관 세력에서 공격이 들어오는 것이 명백하다”며 “선거 당시에는 아무 말도 없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제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윤핵관의 공격에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담겼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윤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를 둘러싼 논란에도 “사조직 논란 자체가 정치적 공격을 위해 만들어진 논리”라고 반박했다. 그는 “어차피 혁신위는 의결 권한이 없다.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하는 구조”라며 “아직 구체적인 공천 개혁안을 내놓은 것도 아닌데 얼마나 불안하면 벌써 반대부터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앞서 이 대표의 제안으로 구성된 혁신위에서 공천 룰을 정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대표가 공천 개입을 위해 혁신위를 만들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대표는 윤리위원회가 자신에 대한 징계를 의결할 경우 분명한 근거나 설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법부 판단이 내려지기 전 징계를 의결하는 상황이니 분명한 논리를 바탕으로 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윤리위가 정치적 공격을 위한 수단으로 남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리위 심판에 자신의 정치 인생이 달린 만큼 이 대표는 적극적으로 자기 변호에 나서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성상납 의혹’의 발단이 된 김성진 아이스트 대표의 진술이 계속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7일 윤리위 심의에는 직접 출석해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변호할 계획이다.
한편 당 공식 회의 석상에서 이 대표와 충돌해온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 대표를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이 대표가 다른 누구도 아닌 20대의 본인과 싸우고 있다는 것을 온 국민이 안다”며 “안 했다고 확신을 가지고 말했으면 됐을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에 대한 논란이 장기화되면서 여권 지지율에 부담 요인이 되고 있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