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트 경기 도중 라파엘 나달(세계 랭킹 4위·스페인)이 주심에게 메디컬 타임을 요청했다. 갑작스러운 복부 통증을 호소한 그는 코트를 떠나 치료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부상에도 포기는 없었다. 4시간 21분의 혈투 속에서 마지막에 살아남은 주인공은 나달이었다.
7일(한국 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총상금 4035만 파운드) 남자 단식 8강전. 나달이 테일러 프리츠(14위·미국)를 상대로 3 대 2(3 대 6 7 대 5 3 대 6 7 대 5 7 대 6<10 대 4>) 역전승을 거둬 준결승에 진출했다. 메이저 대회 최다 22회 우승 기록을 보유한 나달이 두 번만 더 이기면 이 기록을 23회로 늘려 나란히 20회 우승한 노바크 조코비치(3위·세르비아), 로저 페더러(97위·스위스)와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
나달은 경기 후 “윔블던보다 건강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경기를 포기하기는 정말 싫었다. 고통은 심했지만 윔블던을 떠나기는 싫었다”고 밝혔다. 윔블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여전히 건재하고 여전히 싸우고 있다. 여전한 나달이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나달의 준결승 상대는 ‘코트의 악동’ 닉 키리오스(40위·호주)다. 키리오스는 8강전에서 크리스티안 가린(43위·칠레)을 3 대 0으로 완파하고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준결승에 올랐다. 만약 나달이 키리오스를 꺾고 결승전에 진출한다면 조코비치-캐머런 노리(12위·영국)전 승자와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