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발레, 한계 넘는 고난도 기술이 매력"

◆파리오페라발레단 수석무용수 발레리나 박세은
28~29일 롯데콘서트홀 갈라 공연
'에투알' 승급 후 1년만에 국내 무대
"한국에서 시즌 마칠 수 있어 행복
향후 10년 다양한 레퍼토리 도전"

인사말하는 발레리나 박세은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파리 오페라 발레단 발레리나 박세은이 25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 용덕관에서 열린 파리 오페라 발레 '2022 에투알 갈라'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랑스에서 10년간 활동하면서 ‘이런 춤을 한국에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서 이런 공연을 오래전부터 꿈꿨습니다. 한국에서 시즌을 마칠 수 있게 돼서 행복합니다. 한 시즌이 끝날 때면 무용수들의 심신이 지쳐 있는데 오히려 그럴 때 가장 좋은 춤이 나와요.”


발레리나 박세은(사진)은 25일 서울 세종대 용덕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파리오페라발레단(POB)의 수석무용수인 ‘에투알(etoile·별)’로 승급한 지 1년여 만에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서 팬들과 함께하게 된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28~2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파리 오페라 발레 2022 에투알 갈라’ 공연을 앞두고 마련된 자리였다. 박세은은 이날 공연에서 POB의 일원으로서 다른 무용수들과 함께 주요 레퍼토리를 공연할 예정이다.


POB 측은 이번 ‘2022 에투알 갈라’ 공연에서 지난 시즌 선보였던 레퍼토리 가운데 클래식 음악과 관련이 깊은 고전발레와 컨템퍼러리 작품을 고루 준비했다고 전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발레 마스터 리오넬 델라노에는 “지난 세기를 풍미한 영국·미국의 현대적 안무가들의 작품을 모았다”며 “어려운 테크닉을 구사해야 하는 고전발레도 있어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고전발레 가운데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파드되, ‘한여름 밤의 꿈’ 중 디베르티스망 파드되, ‘랑데부’ 등을 준비했다. 또한 ‘달빛’ ‘애프터 더 레인’ 등의 컨템퍼러리 발레의 주요 장면도 무대에 올린다.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은 쇼팽의 피아노곡 ‘녹턴’ 연주에 맞춰 세 쌍의 파트너가 각각 커플의 만남·행복·이별을 연기하는 ‘인 더 나이트’다. 이번 공연에서는 함께 한국을 찾은 피아니스트 올레나 보네이의 라이브 연주에 맞춰 공연할 예정이다. 제1 커플로 무대에 오르는 박세은도 이 작품을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 중 특히 한국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꼽기도 했다. 그는 “객석에서 보며 ‘프랑스인이 춰야 하는 춤이다. 너무도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무대, 고요하면서도 아름다운 음악의 조화가 프랑스 무용수의 자유로운 춤과 어울린다”고 소개했다.


그는 프랑스의 발레에 대해 “여러 작품을 같이 보여줄 때 그 매력이 강하게 와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프랑스 발레의 경우 신체의 한계를 시험하는 고난도 기술들을 우아하게 그려내는 게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든데, 어떤 한계를 지나고 나면 어느 순간 그게 어렵지 않게 느껴지고 몸이 저절로 움직이게 된다”며 “표현력이 더 강해지고 몸으로 표현하는 언어가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세은은 이달 2일 파리 오페라가르니에에서 ‘지젤’의 주역을 맡는 등 지난 1년여간 에투알로서 첫 시즌을 소화했다. 그는 “특히 ‘지젤’은 오랫동안 주역으로 오르기를 기다렸는데 실제로 무대에 오르게 돼서 좋았다”고 돌아봤다. 그동안 주로 클래식발레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것과 달리 스웨덴의 안무가 마체크의 작품을 비롯한 모던발레로 레퍼토리를 넓히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박세은은 어릴 적 마체크의 ‘카르멘’에서 무용수가 시가를 피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파리에서도 두세 번 ‘카르멘’이 무대에 올랐지만 클래식발레 공연에 주로 투입돼서 기회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앞으로 10년간 더 무대에 서면서 다양한 레퍼토리를 접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기회가 되면 (현대무용 작품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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