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또 한 번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준이 중립금리로 보는 2.5%에 도달했다. 경제를 과열시키지도, 냉각시키지도 않는 적절한 수준의 금리라는 의미지만 물가 잡기에 전력을 다하는 연준은 당분간 추가 금리 인상을 이어갈 태세다. 이에 따라 0.5%포인트 이상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9월부터 경기 둔화가 본격화해 연착륙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로 우리가 중립 금리라고 여기는 범위”라면서도 “연준의 초점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 상승률을 감안할 때)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한 것으로 본다”며 9월 회의에서도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확실히 했다.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곧 미국의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을 넘어 경기를 냉각시키는 수준에 이른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가을부터 경기 둔화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경기 둔화 신호는 이미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의 30년 고정 모기지론 금리가 최근 1년 전의 두 배에 달하는 5.54%까지 오르면서 주택 시장은 급격히 경색됐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6월 신규 주택 판매 건수는 59만 채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4월 이후 가장 적었다. 미국의 대표 소매 업체 월마트는 앞서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13%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여기에 애플·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 등 대형 기업들은 경기 악화에 대비해 잇따라 선제적 감원에 나서고 있다. 미국 경기를 떠받치고 있는 고용 시장마저 악화하면 연착륙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진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3.6%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