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2400억원 묻혔다"…9년째 쓰레기장만 바라보는 사연

비트코인 8000개 저장된 하드디스크 매립 추정
"로봇개 준비돼있다" 쓰레기장 수색 요청했지만
英 시의회 "성공 보장 못한다" 9년째 승인 거부

비트코인 8000개가 든 하드디스크를 실수로 버린 제임스 하우얼스. 페이스북 캡처

영국에서 비트코인 8000개가 들어있는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를 실수로 버린 남성이 9년째 쓰레기장에 접근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사연이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웨일스 뉴포트 출신의 IT업계 종사자 제임스 하우얼스(37)는 자신이 버린 드라이브가 매립된 장소로 추정되는 쓰레기장을 뒤지게 해달라고 뉴포트 시의회에 9년째 요구하고 있다. 그는 해당 드라이브에 약 1억 5000만 파운드(약 2390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저장돼 있다고 주장했다.


하우얼스는 최근 인공지능(AI)과 로봇개를 이용해 쓰레기장을 수색하겠다는 방안까지 내놨다. 쓰레기장 주변에 임시 시설을 설치한 뒤 AI 기술을 이용해 쓰레기를 걸러주는 기계 팔을 작동시킨다는 구상이다. 또 디스크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로봇개를 배치할 예정이다.


하우얼스는 수색을 위해 헤지펀드로부터 1000만 파운드(약 159억 원)를 지원받았으며 환경과 데이터 복구 전문가 여러 명을 고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본적으로 우리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다재다능한 팀이다. 우리가 힘을 합친다면 이 과제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가디언은 그의 계획이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며, 이미 오랫동안 쓰레기 더미에 묻혀있었던 하드디스크에서 수년 전 채굴한 비트코인이 정상적으로 회수될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뉴포트 시의회도 그의 계획을 승인하지 않았다. 하우얼스는 자신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회수된 돈을 지역 사회를 위해 쓰겠다는 의사를 꾸준히 밝혀왔지만, 시의회는 여전히 무관심한 반응을 보였다.


하우얼스는 "우리 팀의 계획 중 하나는 쓰레기장을 정화해 그곳에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풍력 터빈 2개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며 "풍력 터빈에서 발전된 전기로 뉴포트 주민을 위한 비트코인 채굴 시설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뉴포트 시의회 대변인은 "우리의 의무 중 하나는 매립지와 그 주변 지역의 생태학적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라면서 "하우얼스의 계획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심각한 생태학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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