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총리가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침체에 발목이 잡힌 중국 경제의 성장세 회복을 촉구하며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20차 당대회를 앞둔 중국 당국이 경기 악화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리 총리가 16일(현지 시간) 주요 6개 지방정부 지도자들과 화상회의를 열어 친성장 조치를 강화하도록 촉구했다고 전했다. 광둥·장쑤·저장·산둥·허난·쓰촨 등 6개 성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0%, 대외 무역 및 외국인 투자의 60%를 각각 차지한다.
중국 국영CCTV에 따르면 리 총리는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경기 하향 압력이 ‘예상 이상’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현지 관리들에게 방역 조치와 경제 회복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또 “발전으로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소비 촉진과 외국인 투자 유치, 대규모 국채 발행을 통한 유동성 공급 확대를 주문했다.
리 총리는 이날 ‘중국의 수출 엔진’으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 남부 기술 중심지도 직접 방문해 “(경제 안정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경제가 6월에 반등해 7월에도 성장 속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회복 모멘텀을 유지하면서 절박함을 더해 경제의 토대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의 이 같은 행보는 코로나19 봉쇄 이후 성장 동력이 회복되지 못하는 중국 경제에 대한 지도부의 부담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0.4%에 그쳐 올해 5%대 성장이 사실상 물 건너갔으며 7월에도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모두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올 1~7월 부동산 투자 증가율은 ?6.4%에 그쳐 중국 경제의 약 20%를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 침체를 반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리 총리가 민간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드러내 시장의 불안을 낮추고 이달 말 공산당 정치국 회의에서 광둥성의 경제 상황을 반영해 효과적인 정책을 수립하려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