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들의 해외영토 확장이 가속화하고 있다.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뷰티 뿐 아니라 패션까지 한류 대표 주자로 나섰다. 특히 '패션 1번지'로 통하는 일본도 국내 토종 브랜드로 서서히 물들고 있다. 일본 진출을 원하는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무신사와 브랜디 등 패션 플랫폼도 현지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을 전개하는 제이케이앤디는 오는 10월 도쿄 하라주쿠에 해외 1호점을 연다. 디스이즈네버댓은 그동안 편집숍에 입점하는 형태로 북미와 유럽, 중국, 일본 등 해외에 진출했으나 직접 매장을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매장이 위치한 곳은 희소성 있는 현지 패션 브랜드들이 즐비한 곳으로 잘 알려진 거리다. 제이케이앤디 관계자는 "올해 1~8월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40% 이상 성장하는 등 성과에 힘입어 해외 정식 매장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2010년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디스이즈네버댓은 실용적이면서도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10~20대에게 사랑을 받으며 국내 대표 스트리트 브랜드로 성장했다. 특히 패션 플랫폼 무신사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온라인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국내에서는 주요 백화점에서 총 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15억 원으로 전년의 234억 원 대비 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연매출 2000억을 넘보는 스트리트 브랜드 '널디'는 2019년 일본에 발을 들인 후 올해 4월 시부야와 오사카에 위치한 백화점 3곳에 매장을 냈다. '아이유 트레이닝복'으로 국내에서 이름을 알린 널디는 특유의 보라색 색감 의류로 중국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바 있다. 널디는 연내 일본에서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널디를 전개하는 에이피알 측은 "아시아에 이어 북미와 유럽 진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 업계는 K 콘텐츠가 한국 패션의 존재감을 키우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사랑의 불시착' 등 한국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한국 뷰티와 패션에 대한 일본 현지 소비자들의 호감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패션 브랜드들의 공격적 일본 진출이 이어지면서 수출도 성장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으로의 의류 수출액은 4억 1590만 달러(약 5600억 원)으로 2017년 대비 11% 늘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토종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의 경우 스트리트 패션의 본산지인 일본에서 성과를 내고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며 "일본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저변을 넓히기가 쉬운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또다른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커버낫'은 중국 최대 스포츠 총판기업 중화그룹과 손잡고 현지를 공략하고 있다. 올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 패션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플랫폼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달 말 무신사스토어 글로벌 버전을 열었다. 디스이즈네버댓과 마르디 메크르디 등 25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있으며, 영어와 일본어 등을 지원한다. 이와 별로도 일본에서는 지난해 '무신사 재팬'을 설립하고 인프라 구축에 돌입한 상태다. 동대문 풀필먼트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브랜디도 지난해 일본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올해 5월 현지에서 첫 팝업스토어를 열고 K 패션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