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작품? 불가사의 '피라미드' 미스터리 풀리나

피라미드 상공서 비행하는 블랙이글스 /연합뉴스

이집트 북부 기자의 피라미드는 웅장한 규모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외계인이 건축했다는 설(?)도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쿠푸왕의 대피라미드는 높이 147m에 밑변 길이 230m에 이른다. 건축에 들어간 석회암과 화강암 등 2t이 넘는 대형 석재가 약 230만 개, 5900만t에 달해 기원전 2560년 무렵의 기술로 어떻게 이 많은 돌을 운반했는지가 미스터리가 돼왔다.


여러 의문점이 풀리지 않는 가운데 꽃가루 화석을 이용한 환경 분석을 통해 기자 피라미드 인근을 흐르던 나일강 지류의 흔적이 확인돼 대형 석재 운반을 둘러싼 의문이 풀리게 됐다.


프랑스 '유럽 환경지구과학 연구교육센터'(CEREGE)의 환경지리학자 하데르 세이샤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기자 피라미드 주변에서 시추한 퇴적층에서 발견된 꽃가루 화석을 통해 나일강 지류의 증거를 확보한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했다.


PNAS와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이집트 제4왕조의 두 번째 파라오인 쿠푸왕의 이름을 따 '쿠푸 지류'로 명명된 이 하천이 나일강 본류에서 약 7㎞ 떨어진 피라미드 건설 현장까지 물자를 수송하기에 충분한 수위를 유지했던 것으로 제시했다.


피라미드 물자 운반에 나일강이 이용되고, 건설 현장까지 수로를 팠을 수도 있다는 가설이 제기돼 왔으나 지금까지는 이를 입증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연구팀은 쿠푸 지류로 추정되는 곳을 따라 여러 해에 걸쳐 5곳을 시추해 확보한 수천년에 걸친 퇴적층 시료에서 과거 식물의 상태를 알 수 있는 꽃가루 알갱이 화석를 확보해 분석했다.


그 결과, 양치식물과 종려나무 등 61종의 식물이 확인됐으며, 이는 약 8000년에 걸친 주변 환경의 변화를 파악하는 단서가 됐다.


예컨대 부들이나 파피루스 등의 꽃가루는 물가주변 환경을 나타내고 가뭄을 잘 견디는 식물 꽃가루는 하천과 멀리 떨어진 환경을 나타내는데 이를 통해 쿠푸 지류의 위치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사하라 일대가 호수와 초지로 덮여있던 약 1만4천800∼5천500년 전 무렵의 '아프리카 습기'(African Humid Period)에는 기자 일대가 물에 잠겨있거나 쿠푸 지류의 수위가 높았으나, 아프리카 습기가 끝난 뒤에는 건조화가 진행되면서 수위가 낮아지기 시작했다.


쿠푸왕 대피라미드와 카프레, 멘카우레 피라미드가 건설된 기원전 2686∼2160년에는 쿠푸 지류가 약 40%의 수위를 유지해 물자 수송에 충분하면서 범람할 위험이 없어 피라미드 건설에 적합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세이샤 연구원은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에서 기자의 자연 환경이 피라미드 건설에 이용됐다는 점을 밝혀낸 것은 고대 건축물을 둘러싼 많은 의문 중 일부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 "환경에 관해 더 많이 아는 것이 피라미드 건설을 둘러싼 수수께끼를 풀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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