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에 창작 수놓은 장애인…개방 후 첫 전시

◆춘추관서 장애예술인 특별전
서양화·서예 등 작품 60점 공개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첫걸음

31일 청와대 춘추관내 전시된 김현우의 ‘퍼시잭슨, 수학드로잉’ 을 관람객이 살펴보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관심을 가졌던 그림이다. 이번에 대통령실에서 전시를 위해 이동해 왔다.

지난 5월 일반에게 개방된 청와대를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하는 프로젝트가 장애예술인 특별전을 시작으로 첫걸음을 내딛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1일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와 함께 춘추관 2층에서 청와대 첫 전시로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를 개막했다.


이번 전시에는 발달·지체·청각 장애에도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는 예술인 50명의 작품 60점이 공개했다. 서양화·한국화·문인화·서예·공예 등 작품 59점을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특히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시선을 끈 김현우 작가의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을 대통령 집무실에서 춘추관 전시장으로 잠시 옮겨 온다.


또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한 배우이자 화가인 정은혜 작가는 자신이 연기한 ‘영희’와 ‘영옥(한지민 분)의 모습을 담은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 참여 최고령 작가는 청각장애 2급인 방두영(75) 씨로, 작품 ’불안한 도시-우리들은 어디로‘를 통해 생명 탄생과 우리들의 불안한 삶을 표현했다.


최연소 작가이자 지적장애가 있는 정성원(21) 씨는 여우를 그리면서 ’여우작가‘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에도 여우가 등장하는 ’풀사이드파티‘(Poolside Party)를 선보였다.


이번 특별전은 “장애 예술인의 전시공간을 많이 확보하고 전시 기회도 대폭 늘리라”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로 만들어진 자리라고 문체부는 설명했다. 청와대를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하는 첫 시도인 셈이다.


이날 개막식에서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청와대를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실현하는 첫 번째 행사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예술 현장에서 함께하는 공감·소통·포용의 순간”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춘추관 건물 내외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내부에 가벽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전시장을 조성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각장애 관람객을 위해 점자 도록과 점자 안내서·소리 전문 안내기(오디오 도슨트)를, 청각장애 관람객을 위해 수어 통역을 제공키로 했다.


전시 기간에는 전시 해설봉사자가 오전 11시와 오후 3시 등 매일 2회 관람객에게 작품을 설명해주고 주말에는 작가와의 만남 행사도 진행한다. 전시는 9월19일까지 진행된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지난 5월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현우 작가의 작품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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