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민 “백악관 따라하기에 483억원 낭비” vs 원희룡 “최소한의 예산”

■[국토부 국정감사] 미군 반환부지 공원화 예산 두고 설전
장철민 의원 “정화작업 전에 공원화 예산 투입은 낭비”
원희룡 “법적으로 환경정화 전부 반환시점부터 가능”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6일 국회 국토위원회에서 진행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 제공=국토부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미군이 반환한 미군부지를 조기에 개방하며 공원화 작업에 책정된 예산 483억원을 두고 공방이 오갔다. 용산으로 이전한 대통령실 인근인 미군 반환부지는 미 백악관 잔디밭을 모티브로 한 시민소통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정부 계획이 나온 상태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미군 반환 부지를 백악관처럼 개방해 시민들이 쓰도록 하겠다고 했다”며 아직 오염물질 정화 작업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공원 개방에 400억원 넘는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맞느냐고 질의했다. 국토부는 올해 임시 개방 예정인 용산 미군 반환 부지 중 27만㎡에 대한 시설관리 및 부지 조성 비용 등을 위해 483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환경정화 작업은 부지를 전부 반환받은 다음에 할 수 있는 것으로 법에 정해져 있다”고 답했다. 원 장관의 답변은 현 시점에서 정식 정화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그러자 장 의원은 “부지 안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됐다”며 “공원 리모델링에 483억원을 들여놓은 뒤 나중에 부지를 전부 반환 받으면 리모델링한 것을 다 파내고 정화작업을 해야 하니까 예산 낭비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 장관이 이 질의에 다시 “부지 전부 반환과 일부 반환 사이에 생기는 일”이라고 답하면서 양 측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김민기 국토위원장은 “유튜브로 국정감사가 생중계 되고 있으므로 질의와 답변이 섞이지 않도록 해달라”며 양 측을 제지했다.




미군이 반환한 부지에 조성된 용산공원/이수민기자


이후에도 ‘백악관 따라하기’에 혈세를 투입한다는 장 의원의 지적이 재차 이어지자 원 장관은 “다이옥신 등 오염 지점에 대한 조사는 끝났기 때문에 이를 피해 잔디밭을 조성하는 등 전체 반환이 됐을 때의 연속성을 염두에 두고 최소한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공원 조성 사업을 일절 하지 말라면 철조망을 치고 전부 반환 때까지 전부 출입 금지하라는 말이냐”고 반박했다.


이처럼 장 의원과 원 장관의 설전이 계속 이어지자 김 위원장이 다시 개입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부분 개방 공원용지에 취하고 있는 '저감화 조치'는 그냥 오염물질 위에 뚜껑을 덮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고 원 장관은 이에 “정식 오염물질 정화는 미국에서 비용을 받아야 하고 법적인 검수를 거쳐 확인까지 받아야 효력이 있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선 최선을 다해 사실상의 오염 방지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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