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바티칸 키아라몬티 박물관에서 관광객이 난동을 부려 흉상이 파손된 현장. Elizabeth Lev 트위터(@lizlevrome)
바티칸 박물관에서 “교황과 만나게 해달라”던 관광객 남성이 거절당하자 흉상을 파손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 통신과 일 메사제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바티칸 키아라몬티 박물관에서 50대 미국인 관광객 남성이 고대 흉상 2점을 부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박물관 관계자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을 보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자 흉상 1점을 집어 던진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도망가던 중 다른 흉상 1점도 넘어뜨렸다.
바티칸 헌병대는 도주하는 남성을 체포해 로마 경찰로 이송했고, 로마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파손된 흉상은 바티칸 박물관 복원연구원으로 옮겨졌다. 흉상 1점의 코 부분 조각이 떨어져 나갔지만 이외에는 파손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흉상들은 비오 7세 교황이 설립한 키아라몬티 박물관 전시품 중 하나였다. 키아라몬티 박물관은 1806년 개관해 1000점이 넘는 고대 로마의 흉상과 동상 등을 전시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바티칸 당국은 사고 재발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바티칸 박물관에는 수많은 관광객의 방문이 끊이질 않아 전문가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은 바 있다. 일부 동선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통과하기에 비좁다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오는 2025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포한 ‘희년’이 다가오면서 코로나19 이후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몰려들 상황을 염려하고 있다고 일 메사제로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