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반도체 수출통제'에 삼성·SK "中공장 차질없게 정부와 지속 협의"

업계 "남은 과제도 한미 정부가 해결 기대"
SK하이닉스 "개별 수출 허가에 만전 기할 것"

반도체.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국내 반도체 업계가 미국 정부의 고강도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에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에서 미국은 개별 심사를 통해 중국에 공장을 둔 외국 기업에 대한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사실상 예외를 적용한 것으로 당장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미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지만, 향후 파장 등을 예의주시하며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해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정부가 그동안 업계와 긴밀히 협의해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국 측과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남아 있는 과제는 한미 양국 정부가 건설적인 결론을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각국 정부와 협의해 중국 공장이 원활하게 운용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번 조치로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의 중국 판매를 사실상 전면 제한하면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소유한 외국 기업의 경우 개별 심사를 거쳐 판단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인데 기업 입장에서는 개별심사 등 절차적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 DS부문장인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 9월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에 대해 “정부가 할 일 기업이 할 일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미중 갈등 속에서도 서로 윈윈하는 솔루션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미국으로부터 개별 허가(라이선스)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절차와 서류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 충칭 후공정 공장,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정부와 보조를 맞춰 국제 질서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중국 공장을 문제없이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 국내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미국 기업이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16nm 내지 14nm) 등을 초과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중국에 판매할 경우 별도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 새로운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특히 중국 내 생산시설이 중국 기업 소유인 경우에는 이른바 ‘거부 추정 원칙’이 적용돼 수출이 사실상 전면 금지된다. 대신 외국 기업이 소유한 경우에는 개별 심사로 결정한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입장이다.


이미 로이터 등 외신에서는 중국에 공장을 둔 외국 기업에 대한 수출은 별도 심사를 거칠 예정이며 이는 허가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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