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명품 브랜드 구찌가 서울 이태원에서 일어난 대규모 압사 참사 여파로 다음 달 경복궁에서 열기로 한 패션쇼 행사를 취소한다.
구찌는 30일 한국 홍보 대행사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문화재청과 논의 하에 11월 1일 서울 경복궁에서 예정되어 있던 행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찌 측은 "지난 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참사의 희생자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한국의 국가 애도 기간에 그 뜻을 같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당초 구찌는 다음 달 1일 오후 경복궁 근정전 일대에서 '구찌 코스모고니'(Gucci Cosmogonie) 컬렉션의 패션쇼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선보인 이 컬렉션은 지난 5월 이탈리아 남부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카스텔 델 몬테'(Castel del Monte·몬테 성)에서 공개한 바 있다.
구찌 측은 천문학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의 취지를 살리고자 서울의 대표적인 궁궐인 경복궁에서 행사를 열고 외교 및 재계 인사, 연예인 등 약 500명을 초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난 사고가 발생하면서 개최 여부를 놓고 논의한 끝에 행사를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 여파로 스타벅스와 롯데백화점도 관련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30일 스타벅스는 다음달 1일까지 예정된 핼러윈 행사를 모두 취소하고 관련 음료와 푸드 MD 판매를 중지한다. 롯데백화점은 "대형 핼러윈 관련 프로모션을 자제하기로 했다"며 “예정된 대형 이벤트를 연기하거나 재검토하는 방향으로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9일 오후10시15분께 서울 이태원 일대에서 핼러윈 데이를 즐기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154명이 사망하고 132명이 다치는(30일 오후 9시 기준) 참사가 발생했다.
정부는 오는 11월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하고, 사고 발생 지역인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설정했다. 모든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은 시급하지 않은 행사를 연기하고, 부득이 개최하게 되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