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예비군 동원, 끝났지만 끝난 게 아니다…? “‘동원 해제’ 포고령은 따로 선포 안해”

"징집 피한 러시아 탈주 다시 시작될 수도"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두 번째)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랴잔주 서부군관구 동원예비군 훈련소를 방문해 한 사병을 껴안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이 예비군 30만명에 대한 부분 동원령이 완료됐지만 추가적인 예비군 동원이 없음을 확인하는 포고령은 따로 발표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러시아 정부가 말을 바꿔 수 많은 러시아인들을 자국에서 탈출하게 만든 동원령이 언제든 다시 발령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1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9월 발령된 부분 동원령에 따라 예비군 30만명에 대한 동원은 완료됐다. 기존에 발령된 동원령은 이제 법률적으로 유효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페스코프 대변인은 부분 동원령의 해제를 선포하는 또 다른 포고령 선포는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동원이 완료됐다는 공식 포고령이 필요한지는 변호사들과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인들은 정부가 동원령 해제를 공식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불안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정부는 앞서 우크라이나 전황이 자국에 불리하게 돌아가자 지난달 21일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예비군 30만명에 대한 부분 동원령을 선포했다. 이 발표로 러시아의 징집 연령 남성들은 군대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고국을 필사적으로 탈출했고, 수십만명이 그루지야와 아르메니아·카자흐스탄 등 주변 국가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을 거부하고 반대 시위를 벌이다 구금된 인원도 2000명이나 된다.


오히려 러시아 정부는 10만명이 넘는 ‘정례 징병’에 착수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날부터 가을 징병이 시작됐다면서, 통상 10월 1일 시작되던 가을 징병이 올해는 한 달 늦게 시작됐다고 전했다. 징병은 연말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가을 징병이 늦어진 것은 지난달 말까지 우크라이나전에 투입할 병력 보충을 위한 예비역 대상 부분 동원령이 실시됐기 때문이다. 올해 가을 징병에선 지난해보다 7천500명이 적은 12만 명이 소집될 예정이다. 지난 봄철 징병 때는 13만4500명이 소집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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