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이례적인 수준의 도발에 여야가 한목소리로 북한을 규탄했다.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느라 여당은 당정협의회도 취소했다. 여권에서는 “북핵을 억제할 압도적인 군사력을 갖춰야 한다”며 단호한 북핵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3일 언론 공지문을 통해 오전께 열릴 예정이던 ‘북 미사일 도발 관련 긴급 당정협의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당정협의회에 참석해야 할 정부 측 안보 실무자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느라 참석이 어려워져서다. 당정협의회에는 신범철 국방부 차관과 강신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등이 자리할 계획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에 도발을 감행한 북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양금희 국민의힘 대변인은 “(북한의 도발은) 국가애도기간에도 멈추지 않는 반인륜적 패륜 행위”라며 “대한민국은 북한의 도발을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형 참사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저지른 도발은 인류애와 민족애 모두 저버린 것”이라며 “한민족의 이름으로 강력하게 비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역시 “평화를 해치는 군사적 긴장 조성과 무력 도발 행위에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규탄 대열에 가세했다.
여당에서는 한술 더 떠 북핵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990년대 주한 미군기지 내 전술핵을 다 철수시켰다”며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는데 우리만 핵무장을 해제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확장 억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핵무기는 사용이 아니라 억제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장이 핵무장론을 띄운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정 비대위원장은 “당장 핵을 자체 개발하자거나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제공하기로 한 핵우산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승민 전 의원 역시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래식무기만으로는 북핵을 막을 수 없다”며 “우리 힘으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북핵 위기 대응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한기호 의원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완벽한 대책이 없으면 대한민국의 생존이 위협받을 것”이라며 “미국과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건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