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소재 업체 인프리아가 장비 회사 램리서치에 금속 산화물 포토레지스트(PR)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차세대 반도체 소재 기술 선점을 두고 글로벌 기술 회사들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4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인프리아는 최근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램리서치를 상대로 3건의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3건의 소송 내용 모두 금속 산화물 포토 레지스트 제조 기술·물성 등에 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 산화물 포토레지스트는 차세대 반도체 공정으로 꼽히는 극자외선(EUV) 반도체 노광에서 각광받는 소재다. 포토레지스트는 빛으로 회로 모양을 찍어내는 반도체 '노광' 공정 전 웨이퍼 위에 바르는 액체 물질이다. 포토레지스트가 특정 빛에 반응하면서 회로 모양을 만들어낸다.
인프리아는 주석(Tin)이라는 성분으로 금속 산화물 포토레지스트를 만드는 독자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기존 범용으로 쓰인 화학증폭형(CA) 포토레지스트에 비해 미세 회로를 반듯하고 튼튼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 현재 세계에서 금속 산화물 포토레지스트를 만드는 유일한 업체이기도 하다.
미국 최대 장비 업체 중 하나인 램리서치는 포토레지스트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를 노린다. 이들은 드라이 레지스트라는 기술로 EUV 포토레지스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웨이퍼 위에 액체 상태 포토레지스트를 도포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화학적 증착(CVD) 방식으로 포토레지스트를 만드는 기술이다.
양사가 차세대 포토레지스트 시장을 놓고 치열한 기술 경쟁을 전개하는 가운데, 인프리아는 램리서치가 드라이 레지스트 개발 중 자사 금속 산화물 포토레지스트 제조 특허 일부를 침해했다고 판단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는 관련 기술로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들과 활발히 협력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향후 소송 결과가 차세대 포토레지스트 시장 흐름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앤드류 그랜빌 인프리아 CEO는 이번 소송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모든 회사의 지적 재산권을 존중하고 우리의 권리 역시 보장받기를 바란다"며 "인프리아는 특허권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