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차 김 대리가 착한 이 부장 때문에 한숨 쉬는 이유

대홍기획 4~7년 차 대리 직급 400명 분석해
라이프스타일 담은 '대한민국 대리님 리포트'
차별화 직업관과 소비력으로 마케팅 타깃 부상
'일못하는 착한상사'보다 '성과좋은 꼰대' 선호
승진에서도 '신경 안쓴다'는 응답도 적지 않아
충분한 소비력으로 자기계발에 돈 아끼지 않아



“김 대리, 퇴근 잠깐 미루고, 보고서 최종안 나와 함께 검토 좀 합시다”


“대리님, 저 오늘 중요한 약속 있어서 10분 먼저 퇴근할게요”


위에선 ‘꼰대’ 상사가 짓누르고 아래에선 ‘요즘 애들’이 치고 올라온다. 1~3년 차 신입도, 10년 넘은 고참도 아닌 경력 4~7년 차의 ‘허리’를 많은 조직에서 ‘대리’라는 직급으로 부른다. 2022년, 대한민국의 수많은 ‘대리’들은 조직의 중간에서 여기 치이고, 저기 치이는 ‘가엾은 존재’ 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볼 때는 차별화된 직업관과 소비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마케팅 타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홍기획이 4~7년 차 대리 직급 직장인 400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직업관과 라이프스타일을 심층 분석한 결과물이다.




대홍기획이 10일 내놓은 ‘대한민국 대리님 리포트’에 따르면 이 땅의 대리들은 다른 직급과는 차별화되는 직업관을 가지고 있다. 소비생활 역시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차별점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직업관을 보면 ‘일 못하는 착한 상사’와 ‘성과 좋은 꼰대’ 중 대리들은 후자를 더 선호한다. 착하지만 일 못하는 상사와 일할 경우 업무 부담이 대리들에게 떠넘겨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이들은 직장 생활에 있어 승진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들은 ‘나를 위한 선물’을 사는데도 인색하지 않았다. 전반적인 라이프 스타일에 있어 자신을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으며 충분한 소비력을 기반으로 재테크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대리 승진 후 처음으로 소비한 품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명품 가방·지갑(37.5%)과 가전제품(34.5%) 등이 사원군 대비 높게 나온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재테크에 있어서는 주식·펀드(48.5%)뿐 아니라 목돈을 모아 본격적으로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31.5%) 디지털 자산에도 거부감이 없어 가상화폐(34.5%)나 대체불가토큰(NFT·13.5%)에도 투자했다.


이들은 여가생활과 외모관리 등 자기 계발에도 많은 소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군의 ‘인생 최다 소비’ 분야에는 △여행 △다이어트 식품·보조제 △도서·문화생활이 높았다.


대홍기획 전략솔루션 3팀 노윤주 팀장은 “뻔한 MZ 세대라고 구분 짓기에는 그들만의 독특한 직업관과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대리들이 새로운 마케팅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 HR(인력관리) 측면에서도 직급과 세대 간의 이해를 돕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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