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최종 관문’ 넘었다

◆정부·국회 여주시와 상생 MOU
용수시설 인허가 협의 마무리
120조 팹 공장 신설 탄력받아
415만㎡ 부지…2027년 가동
ASML·국내 협력사 50곳 입주
188조 부가가치 유발도 기대

21일 국회에서 열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인프라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김성구(앞줄 오른쪽부터) 용인일반산업단지 대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이충우 여주시장, 이한준 LH 사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000660)의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지가 들어설 경기 용인 클러스터의 공업용수 공급 문제가 마침내 해소됐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클러스터의 마지막 걸림돌이 제거된 만큼 SK하이닉스의 120조 원 규모 초대형 사업이 급물살을 타 예정대로 2027년부터 양산 체제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 조성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식을 개최했다. SK하이닉스와 여주시·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은 이 자리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역 상생 등에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 협약식에는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여주시는 클러스터에 공업용수 취수 관련 인허가를 내주고 SK하이닉스와 정부는 각종 지역 상생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019년 2월 120조 원을 들여 경기 용인 처인구 원삼면 일대 415만㎡ 부지에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 공장 4기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곳에 국내외 소재·부품·장비 협력 업체 50여 곳도 함께 입주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정부 환경영향평가, 인근 주민 반대 등으로 사업은 3년 넘게 연기돼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올 7월 14일에는 새 정부가 클러스터 착공식을 열겠다고 예정했다가 돌연 취소하는 일도 있었다.


여주시도 지난해 5월부터 이 클러스터에 공업용수 시설 구축 인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인근 여러 산업단지에 용수 시설을 설치하면서 주민 불편이 큰 데다 상수원 보호를 위한 각종 규제로 지역 발전에 제한이 많다는 게 그 이유였다. SK하이닉스는 여주 남한강에서 1차분으로 하루 26만 5000톤의 물을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산업부는 올 8월 전담팀을 구성하고 여당인 국민의힘과 9월부터 당정회의를 거치며 이해 당사자 간 입장을 조율했다. 정부는 여주시와 상생하기 위해 수도권 내 공장 신·증설 관련 규제를 개선하고 수질 보전 사업 지원 가능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여주시 취약 계층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 전개, 여주산 쌀 소비 진작 지원, 반도체 인력 양성 추진 방안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의로 장기간 표류했던 용인 클러스터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사업 추진에 사실상 남은 걸림돌이 모두 해소된 까닭이다.


정재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당초 계획에 따라 2025년부터 반도체 공장을 짓기 시작해 2027년 완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준공과 함께 차세대 D램 등 첨단 메모리 반도체 제품도 곧바로 양산할 방침이다. 이 클러스터가 가동되면 1만 7000명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513조 원의 생산 유발 효과, 188조 원의 부가가치가 발생할 것이라는 게 정부와 업계의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의로 마지막 남은 준공 지연 요인이 사라졌다”며 “용인을 비롯해 이천·기흥·화성·평택 등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성되면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도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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