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연 1000만원' 사립초 뭐길래…서울 경쟁률 최고 29대1

평균 12.6대1…작년 11.7대1보다 상승
7곳 20대1 ↑ …성동광진서 최고 28.7대 1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추첨 중복지원 영향
코로나 대응 등 사립초 선호도 증가 분석도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1월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서울 사립초등학교 신입생 모집 추첨 경쟁률이 평균 12.6대 1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2배 가량 상승했던 지난해 경쟁률보다도 더 높은 수치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부터 비대면 추첨 방식이 도입되며 중복지원에 따른 허수가 늘어난 영향이 크지만, 일각에선 사립초가 공립초에 비해 코로나19 상황에 더 잘 대응하면서 학부모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사립초 38개교의 2023학년도 신입생 추첨 결과 총 3630명 모집에 4만5569명이 지원, 평균 12.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11.7대1 보다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모집한 2022학년도 추첨에서 전년 대비 6.8대 1보다 2배 가량 높은 경쟁률을 보여 화제가 됐는데 이보다도 더 상승한 것이다. 코로나19 발생 전에는 △2020학년도 2.05대 1 △2019학년도 2.0대 1 △2018학년도 1.8대 1 △2017학년도 2.0대 1 △2016학년도 1.9대 1 △2015학년도 2.0대 1로 대체적으로 2대 1수준이었다. 10여년 전인 2010학년도 역시 2.4대 1에 불과했다.


평균 경쟁률을 웃도는 학교는 총 16곳이었고 20대 1을 넘긴 학교도 7곳이나 됐다.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소재의 A초는 28.7대 1, 중부교육지원청 소재의 B초는 2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성동·광진교육지원청의 C초 22.9대 1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의 D초 22.2대 1 △서부교육지원청 E초 21.6대 1 △중부교육지원청 F초 21.2대 1 △성동·광진교육지원청 G초 21.2대 1 순이었다. 가장 경쟁률이 낮은 학교는 북부교육지원청의 H초로 4.7대 1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역시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추첨이 이뤄지면서 중복지원이 가능해져 경쟁률이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전까지만 해도 사립초 지원을 원하는 학생·학부모는 추첨 현장에 직접 참석해 공개 추첨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부터는 비대면 추첨이 이뤄지면서 학생·학부모가 반드시 현장에 참여할 필요가 없어 중복 지원이 가능해졌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추첨방식 도입으로 중복 지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상황에서 사립초가 공립초보다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면서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더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공립초는 등교수업에 차질을 빚은 데다 원격수업 운영도 다소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던 반면, 사립초는 방역을 강화해 등교수업 비중을 늘리고 원격 수업과 돌봄 체계 역시 잘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랑구에 거주하는 한 공립초 학부모는 “코로나19 이후 사립초가 돌봄 체계나 수업 환경이 좋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특히 맞벌이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학비가 비싸더라도 사립초에 보내려는 경우가 확실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립초 학비가 연간 1000만원에 달하는 만큼 사립초 인기가 올라갈 수록 학부모의 경제력 차이에 따른 학습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서울시내 사립초의 연간 학부모 부담금은 1028만원이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는 “중복지원에 따른 허수도 많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사립초가 개별지도나 생활지도에 발빠르게 잘 대처해 선호도가 좋아진 건 사실”이라며 “경쟁률은 올라갔으나 모집 정원이 늘어난 것은 아닌 만큼 교육 격차가 심화됐다고 볼 순 없으나 공립초도 사립초가 학부모 교육 수요를 어떻게 충족하는지 유심히 살피는 등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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