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서 40분간 지휘공백"…손 덜덜 소방서장 구속영장

"10시30분 현장 도착, 11시8분까지 조치 없어"
"10시18분 경찰 첫 구조…1시간 뒤 끼임 해소"
"보건소장, 보건소 들렸다가 현장 오느라 늦어"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 대한 보강 수사를 마무리하고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특수본 김동욱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소방서장이 현장에 도착한 오후 10시 30분께부터 지휘 선언하는 11시 8분까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부실한 구조 지휘가 피해 확산에 중요한 원인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수본은 참사 당일 오후 11시 7분께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상황보고가 있었고 소방 내부 단체 채팅방에도 관련 내용이 보고됐음에도 최 서장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변인은 “(상황보고가 되기) 이전부터 상황이 심각했는데 최 서장이 규정에 맞는 대응단계 발령을 하지 않았다”며 “마지막으로 끼임이 풀린 게 11시 22분인데 적절한 구조 지휘가 있었으면 더 일찍 끼임이 풀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본에 따르면 참사 당일 사상자를 인파 속에서 빼내려는 시도는 10시 18~19분께 처음 이뤄졌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이 인파 앞쪽인 내리막길 아래쪽에서 사람들을 빼내려고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아 내리막길 뒤쪽으로 돌아갔다. 이후 10시 27~28분께부터 인파를 통제하며 사상자들을 빼내기 시작했고 뒤늦게 도착한 소방관들이 이에 합세했다.


특수본은 이와 함께 최재원 용산구보건소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최 소장은 참사 현장에 도착한 시간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로 이달 6일 입건됐다.


최 소장은 참사 당일 경찰의 제재로 현장에 제때 들어가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수본은 최 소장이 현장으로 바로 오지 않았고 자택에서 보건소로 갔다가 보건소 직원들과 함께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수본은 응급환자 분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응급환자 매뉴얼대로라면 환자를 ‘긴급-응급-비응급-사망’ 4단계로 분류해 병원 이송 등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수본에 따르면 참사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순천향대병원에 긴급 환자가 아닌 사망자가 이송돼, 가장 시급하게 조치가 필요한 환자들이 방치됐다.


한편 특수본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에 대한 보강 수사도 계속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오는 26일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돼있다.


특수본은 이태원파출소 직원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다음주중으로 피의자 추가 입건 여부에 대해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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