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시리어스’ 윤종원(사진) IBK기업은행장이 2일 정든 은행을 떠난다. 엘리트 경제 관료의 국책은행 최고경영자(CEO) 도전기가 3년 만에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것이다. 그는 임기 내내 따라다닌 코로나19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 기업은행이 당기순이익 2조 원, 중기대출 200조 원, 자산 400조 원의 글로벌 100대 은행 반열에 오르게 했다. 첫출근길을 막아서던 노조조차 마지막 감사의 인사를 표할 만큼 노사의 해묵은 숙제에도 성심껏 매달린 결과다.
IBK의 상징색인 푸른 넥타이를 맨 윤 행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자신의 이임식에서 “취임하자마자 코로나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에 진력한 끝에 40만 소상공인에게 10조 원의 긴급 저리자금을 지원하고 190조 원의 중소기업대출을 공급했다”며 지난 3년을 돌이켰다.
코로나에 대응하는 동시에 변화와 혁신의 씨앗도 뿌렸다. 윤 행장은 “은행 포트폴리오와 심사체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꾸고 모험자본 공급, IBK창공, 벤처대출 등 혁신창업국가로의 전환에 앞장섰다”며 “OECD 녹색 플랫폼의 공동의장으로 국제협력을 이끄는 등 ESG 확산에도 힘썼다”고 회고했다.
이어 주 고객인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금융주치의 프로그램, BOX POS, 컨설팅 등 비금융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미얀마 현지법인 신설, 유럽·실리콘밸리 거점 마련, 베트남 현지법인화 추진 등 글로벌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윤 행장은 남아 있는 임직원들을 향한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도 국책은행의 본분에 늘 유념해야 한다”면서 “중소기업이 어려울 때 우산을 씌워 주고 고객의 꿈과 가능성을 찾아주는 노력이 체화될 수 있도록 은행의 유인구조와 업무체계를 점검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윤 행장에게서 바통을 넘겨받는 김성태 전무이사는 3일 취임식을 열고 3년간 기업은행을 이끌 예정이다.
/유현욱 기자 ab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