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작년 11월 실질임금 3.8% 하락…8년만에 최대폭

실질임금 하락세 8개월 연속 지속
11월 물가 전년比 4.5% 상승 여파
닛케이 “올해 춘투 '임금'에 초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일본의 11월 실질임금이 8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는 반면, 임금 상승 속도는 더딘 탓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6일 발표한 지난해 11월 근로통계조사 결과에서 종업원 5인 이상 기업 근로자의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임금은 2021년 동월 대비 3.8% 감소했다. 실질임금 하락세가 8개월 연속 이어졌고, 소비세율이 5%에서 8%로 인상됐던 2014년 5월 이후 8년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보너스와 같은 특별 수당이 19.2% 줄면서 전체 임금을 눌렀다”고 설명했다.


기본급에 잔업 수당을 더한 1인당 명목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한 28만3895엔으로 집계됐다. 명목임금은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그 폭은 이전의 1~2%대보다 줄어든 모습이다.


지난 해 11월 실질임금을 산출의 지표가 되는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4.5% 증가하면서 실질임금의 하락 폭을 키웠다. 닛케이는 “실질임금의 위축이 이어지면 가계 구매력이 낮아지고 경기 후퇴 압력이 커진다”며 “임금은 올해 춘투의 핵심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 경제단체 신년회에서 “물가 상승 수을 뛰어넘는 임금 인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지난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임금 인상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로 꼽은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0년간 기업이 수익을 올리고도 임금을 거의 인상하지 않았던 일본의 경제의 문제를 지적하며 “신자유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 관(官)과 민(民)이 협력해 임금 인상, 투자의 분배를 강력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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