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SK하이닉스, 달러채 25억弗 발행 '대흥행'

해외 기관들 몰려 154억弗 '사자' 러브콜
수요 몰리며 당초 제시 금리보다 낮게 발행
수은이 올 첫 35억弗 발행해 '마중물' 역할


SK하이닉스(000660)가 올 해 첫 외화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25억달러를 조달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034730)하이닉스는 전날 글로벌 투자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달러채 수요예측에서 154억 달러(약 19조 원) 규모의 투자 주문을 받았다. 투자 수요가 예상을 넘어서자 SK하이닉스는 당초 20억 달러 발행을 계획했으나 5년물 발행 규모를 두 배 늘린 10억 달러로 확대하면서 총 25억달러의 외화채를 발행했다. 회사측은 3년물과 10년물은 각각 7억5000만 달러씩 발행한다.


SK하이닉스의 달러채 발행은 BoA메릴린치와 BNP파리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HSBC 등이 주관 업무를 맡았다.


SK하이닉스는 5년물과 10년물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인 지속연계채권(SLB)과 녹색채권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지속가능연계채권은 기업의 ESG 성과에 따라 이자율이 달라지는 구조이며 녹색 채권은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발행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발행에서 최초 제시금리(IPT)로 전일 기준 미국 국채 3년물 금리보다 280bp(1bp=0.01%포인트) 높은 6.8% 수준을 제시했지만 주문이 쏟아지면서 최종 발행금리는 계획보다 40bp 낮은 6.4% 안팎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5년물과 10년물 역시 동일 만기 미국 국채에 각각 315bp, 360bp를 가산해 금리를 제시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이보다 40bp, 50bp 각각 낮은 6.5%와 6.7% 선에서 결정됐다.


SK하이닉스가 외화채 발행에 나선 것은 2년만이다. 신용도가 'BBB-'로 투자 적격 등급 중 가장 낮지만 금리 메리트를 눈여겨본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SK하이닉스의 수요예측에는 총 844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 60% △미국 25% △유럽·중동·아프리카 15% 비중을 차지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관들이 KP물(한국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발행하는 외화채)을 적극 인수하면서 발행 후 유통시장에서 5~10bp 낮은 호가에 채권이 팔리고 있다"며 "특히 한국 기업의 경우 밸류에이션 대비 스프레드(국채와의 금리 차)가 아직 높아 가격 메리트가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도 전날 20억 달러 외화채 수요예측에 나서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175억 달러(약 22조 원)의 투자 주문을 끌어모은 바 있으며 이에 앞서 한국수출입은행이 4일 역대 최대 규모인 35억달러의 외화 채권 발행에 성공하며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물에 대한 투자 신인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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