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나경원 '빚탕감案' 보고하려다 다시 가져가"

“효과·중복되는 면에서 동의하기 어렵다"
"각부장관·대통령까지 충분히 토론해야"
올해도 경제 중요…총요소 생산성 전력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만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는 나경원 전 의원의 '헝가리식 대출 탕감' 저출산 정책과 관련해 "나 전 의원에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지난 10일 세종 총리공관에서 진행한 출입기자단 신년 만찬 간담회에서 '나 전 의원의 생각에 대해 만류했다는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국토교통부에서 이미 발표된 안을 봤을 때 이 안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나 부위원장이 정책 발표이후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현 정부 기조와 차이가 있다고 반박하면서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상황에서 한 총리 역시 나 부위원장에게 ‘충분히(full debate)’ 논의할 것을 주문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 총리는 "나 전 의원이 저한테 그런 안을 보고하러 가져오셨다가, 다시 가져가셨다"며 "2억 원이라는 돈을 주고 출산에 따라 탕감하는 이 안은 효과 면에서나 중복되는 면에서나 좀 동의하기 어렵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이어 "이런 것들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있고, 각부 장관이 있고, 대통령이 (위원회) 의장이시고 하니까, 거기서 충분한 토론을 해보고 (언급)하시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한 총리는 특히 빚 탕감 정책을 고려하기 전에 이미 총리 주재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국토부가 청년 대상 주거안정 대책 계획을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청년들이 가고 싶은 지역에 저렴하고 만족할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하는 유효적인 공급 대책과 함께, 40∼50년 만기 주택대출을 활성화하고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신년 정부 개각설에 대해선 "개각 가능성은 적은 편"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中 비자발급 중단, 보복성이라고 안 봐…소통하고 있어"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만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총리는 중국이 한국 국민에 대한 중국행 비자 발급을 상당 부분 중단한 조치와 관련, "보복성이라고 보지 않는다"고도 했다. 한 총리는 한국이 먼저 지난달 30일 중국발 한국행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하고 항공편 추가 증편을 제한하는 조치를 할 때 중국 외교당국과 충분한 소통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우리가 지난번에 그런 것을 결정할 때 제가 외교부로 하여금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중국 정부에 충분히 해명을 해주라고 했다. 소통을 했다"고도 했다.


그는 중국이 한국에 강경한 조치를 하는 이유로는 "중국의 상황이 밖에서 보이는 것보다 더 악화하면 곤란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국민의 안전이 탑(최우선)이라 생각한다"며 "거기서 일어나는 일들은 소통을 통해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 총리는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경제 문제는 올해에도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위기, 단기적인 위기, 복합 위기는 관리가 가능하고 어느 정도 시간에 극복될 것"이라면서도 "더 중요한 중장기적인 문제는 잠재성장률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잠재성장률 하락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총요소 생산성'을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이는 주로 제도 개혁이나 구조 개혁과 연관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노사문제 개선, 협치, 경쟁 촉진, 연구개발(R&D) 체제 개선, 연금·교육·노동개혁 등을 통해 전체적인 경제가 직면하는 생산성을 늘리는 것이 과제"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공직자 복무 기강 강화도 총요소 생산성 제고와 연결된다며 "총요소 생산성의 중요한 요소로 투명성, 공직자들의 헌신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교육과 조화없이 지방 균형발전 이뤄질 수 없어”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만찬 간담회에서 지난 시간을 기록한 영상을 시청하며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한 총리는 윤석열 정부 경제 성장 기조가 '투자주도 성장'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노동시장 법치주의 확립과 법인세·개인소득세 인하가 외국인 투자 유치에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이달 다보스포럼에 가는 큰 의미 중 하나도 국제사회에 새 정부의 정책을 확실히 알리고, 외국인이 와서 고용을 창출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최근 정부가 지방교부금 등 의무지출을 효율화하려는 기조가 지방 균형발전 방향과 상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고특회계)를 예로 들어 반박했다.


고특회계는 유치원과 초·중등 교육에 쓰던 예산 일부를 대학이 쓸 수 있도록 하는 특별회계를 말한다.


한 총리는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에 재원을 내드리는 의무지출 교부금은 필요하지만, 그런 것들이 수요와 비교해 조금 과다하게 된다고 본 것이 고등교육 특별회계"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초·중·고등학교 교부금이 인원 등을 고려하면 꼭 필요한 부분보다 넘쳐서 가는 측면이 있다"며 "지방 균형발전은 계속하되, 그 재원은 지방 균형발전의 핵심 제도인 지방대학 육성에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 총리는 지방 균형발전의 핵심 요소가 교육 환경 조성이라고 강조하면서 광역 지자체장과 교육감을 함께 뽑는 러닝메이트제에 대해서도 찬성 의견을 밝혔다. 그는 "교육과 조화되지 않은 지방 균형발전은 이뤄질 수 없다"며 "현재 교육감 직선제의 취지는 좋지만, 그 취지를 유지하면서 지방 균형발전과 더욱 조화를 이루는 거버넌스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방에 정부 권한을 이양하려는 데에 교육 관련 권한 이양도 상당 부분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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