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가 1조 2000억 원 가량을 추가 투자해 국내 위탁생산(CMO) 공장을 총 3개 구축한다. 기존 계획에서 1개를 더 늘린 것으로,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한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공장이 들어서는 공간을 신약 개발 기업들의 임상·상용화·생산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롯데바이오 캠퍼스’로 조성해 시너지를 극대화 할 방침이다. 해외 사업의 경우 미국 보스턴에 위탁개발(CDO) 연구소를 구축해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테크 기업들과의 협업·수주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원직(사진)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10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아시아태평양·중남미(APAC&LatAm) 세션에서 “신규 건설과 인수라는 두 개의 전략으로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 10위권의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당초 2조 5000억 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12만ℓ 규모의 CMO 공장 2개를 구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기업공개(IPO) 이후 1조 2000억 원을 추가 투자해 2034년까지 3개의 공장을 확보하겠다”고 추가 투자 계획을 밝혔다. 첫 공장은 2025년 하반기 준공해 2027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2034년까지 총 36만ℓ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춰 완전 가동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며 “본격 생산이 시작된 이후에는 연간 매출액 3~4조 원, 영업이익률 35%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공장이 들어설 부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능성을 두고 검토 중이며 이른 시일 내에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공장 부지로 송도, 오송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공장이 들어서는 공간을 ‘롯데 바이오 캠퍼스’로 조성해 ‘바이오 벤쳐 이니셔티브(Bio-Venture Initiative)’로 구축할 계획이다. 신약 개발 기업들에게 공유 실험실 등을 제공하면서, 임상·상업화·생산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BMS로부터 인수를 마무리한 미국 시라큐스 공장의 노하우가 더해지면 글로벌 임상도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라큐스 공장은 시장 트렌드에 맞춰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 능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생산 설비 증설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에 ADC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ADC는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붙여 다른 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을 표적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이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최근 잇달아 ADC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ADC를 최초 개발하기 시작한 회사가 BMS인 만큼 시라큐스 공장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생산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고객사들이 몰려있어 지리적 강점이 있는 미국 보스턴·샌프란시스코 등에 위탁개발(CDO) 연구소를 구축해 고객사들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거점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