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 대상"…잠자는 돈 17조, 주인을 찾습니다


잘 쓰지 않는 은행 계좌에 남은 만기가 지난 예적금이나 찾아야 하는데 내버려 둔 보험금 등 ‘잠자는’ 금융자산이 지난해 6월 말 기준 17조 원(16조 9000억 원)에 육박했다.


3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말 현재 금융회사 창고에서 잠들어 있는 금융자산은 예적금 7조 1000억 원, 보험금 6조 8000억 원, 미사용 카드 포인트 2조 6000억 원 등이다. 금융 당국과 금융권이 합심해 2015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5조 2000억 원을 주인의 품으로 돌려보냈지만 잠자는 금융자산은 도리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19년 말 12조 3000억 원에서 2020년 말 14조 7000억 원, 2021년 말 15조 9000억 원으로 매년 1조~2조 원 안팎이 증가했다.


금융 당국은 이런 돈이 장기간 방치될 경우 금융사 임직원의 횡령 등 금융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재투자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상실하는 셈이기도 하다. 금융 당국이 금융권에 잠자는 금융자산에 대한 관리 강화를 주문한 이유다.


이에 따라 만기 도래 사실 및 만기 도래 후 적용 금리 하락을 안내하고 만기가 됐을 때 예적금 원리금, 보험금이 자동으로 소비자가 지정한 계좌에 입금되도록 사전 설정을 유도한다. 금융사 내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는 관련 업무도 한데 모은 총괄 조직을 운영토록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각 금융협회가 3월까지 표준안인 금융소비자보호기준을 개정하고 각 금융사는 이를 토대로 상반기까지 잠자는 금융자산의 관리 기준을 정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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