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대학 수장 교체…'재정 확충·구조혁신' 리더십 기대

유홍림 서울대 총장, 8일 취임
인문·사회·경영 계열 출신 약진
재정난 속 미래인재 양성 과제

유홍림 서울대 총장

김동원 고려대 총장

유지범 성균관대 총장

이기정 한양대 총장

윤재웅 동국대 총장

새해 들어 서울 주요 대학들의 리더가 속속 교체되고 있다. 서울대와 고려대·성균관대·한양대·서울시립대·동국대가 새로운 총장을 맞았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미충원과 재정난이 심화하는 지역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정이 낫지만 주요 대학들도 사회·산업구조가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공통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고등교육 분야에 대한 재정 지원을 강화하고 자율 혁신을 위한 규제 완화를 적극 추진하는 가운데 이들 주요 대학의 신임 총장들이 어떠한 리더십을 통해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구조 개혁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8일 대학들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유지범 성균관대 총장이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한 데 이어 이날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취임했다. 다음 달에는 김동원 고려대 총장과 이기정 한양대 총장, 윤재웅 동국대 총장이 취임한다. 서울시립대도 이달 중 신임 총장이 확정될 예정이다.


4년 전 서울대와 고려대·성균관대·한양대 총장이 자연·공학 계열 교수 출신이어서 이공계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추세를 반영한다는 평가가 나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흐름이 바뀌었다. 성균관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 총장들이 인문·사회·경영 계열 출신으로 교체됐다.


전자공학자인 신동렬 전 총장의 후임인 유 성균관대 총장은 금속·재료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해외 연구기관과의 교류 협력을 강화하고 융복합 시대에 걸맞은 수준 높은 공동 연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 서울대 총장은 2002년 정운찬 전 총장 이후 21년 만의 사회대 교수 출신 총장이다.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산관학 협력 연구 플랫폼 구축과 SNU연구펀드 조성, 학부기초대학 설립, 정부 출연금 증액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유 총장은 이날 열린 취임식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을 구성해야 하는 과제가 앞에 놓여 있다”면서 “시대적 변화와 사회적 요구에 앞서갈 수 있도록 서울대에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대의 연구 결과는 대학의 울타리 너머로 확장돼야 하고, 현장과 꾸준히 교류하고 현실을 통해 검증돼야 한다”며 “기업과 정부·대학을 연결하는 산관학 연구 혁신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김 고려대 총장과 이 한양대 총장은 각각 경영학과와 영어영문학과 교수 출신이다. 고려대 노동대학원장과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장을 지낸 김 총장은 노사관계 전문가로 잘 알려졌다. 그는 정부 재정 지원 예산 적극 유치, 메타버스형 교육 플랫폼 구축, 연구·교육 마일리지제도 도입 등을 공약했다. 한양대 국제처장과 국제화위원장 등을 역임한 이 총장은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 유치와 국내 대학 국제화에 기여한 공로로 홍조근정훈장을 받은 ‘국제통’답게 “총체적 위기에 직면한 고등교육의 근본적 해결책을 국제화 역량 강화에서 찾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국문학자 출신인 윤 동국대 총장은 국내 상위 5위, 글로벌 상위 100위 대학 진입을 목표로 대학 재정 확충을 위해 구조 혁신, 인수합병을 통한 재정 규모 확대, 발전기금 1000억 원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서울시립대는 새 총장 후보로 원용걸 경제학부 교수와 남진 도시공학과 교수가 추천돼 서울시장의 최종 임명을 앞두고 있다. 신임 시립대 총장은 지난해 말 서울시의회가 운영 예산 100억 원을 삭감하면서 발생한 대학 재정 이슈를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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