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매치료제 임상 추진…뉴로보로 '허브' 美 공략"

■박재홍 동아에스티 사장
신약개발 중심지 보스턴에 거점
후보물질 확보 후 스핀오프도 고려
비만 치료제는 내년 투약개시 목표
올해 바이오USA 부스 설치 추진



박재홍 동아ST R&D 총괄 사장이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본사에서 ‘VISION 2025’ 현수막을 가리키고 있다. 오승현 기자

"90년 역사의 동아쏘시오그룹(동아제약)도 글로벌 신약개발 시장에서는 규모와 경력으로 볼 때 아직 바이오벤처에 불과합니다. 동아에스티(170900)는 출발 단계인 신약 개발사답게 빠르게 치고나갈 수 있는 (에자일·agile) 조직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취임 1주년을 맞은 박재홍(사진) 동아에스티 연구개발(R&D) 총괄 사장은 최근 서울경제와 만나 글로벌 신약개발에 있어 '언더독' 전략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지난 1년 동안 동아쏘시오그룹의 90년 역사와 전통을 앞세우기보다는 글로벌 바이오업계에서 '신인'의 자세로 임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취임 후 서울 본사와 용인, 송도로 흩어져 있는 R&D 조직을 하나의 총괄 체제로 정돈하고 안타깝지만 국내용 케미칼 신약 프로젝트 4개는 과감하게 정리했다"며 "신약 개발사처럼 라이선스 아웃(L/O) 가능한 퍼스트인 클래스(First in Class)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과 빠른 의사결정을 위한 조직으로 단순화했다"고 말했다.


박사장은 베링거인겔하임, 얀센 등 주로 외국계 제약사에서 신약 임상을 이끌었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삼고초려 끝에 영입해 작년 2월부터 그룹의 신약 전략을 이끌고 있다. 특히 작년 9월 공개된 미국 나스닥 상장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 인수는 동아에스티 신약 사업의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박 사장은 "동아쏘시오그룹은 뉴로보를 통해 신약 개발의 허브인 보스턴에 첫 미국 거점을 확보했다"며 "임상과 별도로 새로운 이름을 달 뉴로보 현지 법인을 통해 추가 공동개발·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오픈오노베이션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또 파이프라인은 동아쏘시오그룹의 강점과 글로벌 신약 트랜드가 만나는 영역에 새롭게 구축했다. 뉴로보의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DA-1241'는 연내 임상 2상, 비만 치료제 'DA-1726'는 연내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고 내년에는 투약 개시를 목표하고 있다. 자체 파이프라인으로는 올해 임상 진입을 추진하는 면역항암제 'DA-4505'와 더불어 최근 가장 뜨거워진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한 '타우 프로젝트(DA-7503)'를 꼽았다.


박 사장은 "명예 회장님의 뜻이기도 한 타우 프로젝트는 치매 원인 중 하나인 타우 단백질을 제거하는 기전으로 전임상 데이터만으로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내후년에는 임상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신약 임상은 미국이 주 무대이기 때문에 핵심 파이프라인 또는 오픈이노베이션으로 확보한 후보물질을 기반한 현지 스핀오프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재홍 동아ST R&D 총괄 사장이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작년 11월 임상 3상을 마무리한 스텔라라 시밀러 'DMB3115'는 신약 투자의 가속 패달이 될 전망이다. 인도 인타스에 기술 수출을 통해 올해 상반기 미국과 유럽에 품목허가 신청 예정인 DMB3115는 동아에스티의 향후 성장의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박 사장은 "해당 시밀러 시장에서 3~5번째 진입이기는 하지만 3년 이후 장기 목표로 원가율을 개선하면 기존 전문의약품(ETC)과 함께 R&D를 위한 충분한 캐시카우가 될 것"이라며 "실적 규모에 따라 3~4개의 후속 바이오시밀러 개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동아에스티를 면역질환 치료신약의 강자라는 이미지로 글로벌 시장에 각인시킬 계획이다. 그는 "신규 신약개발사는 특장점을 드러내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한데 동아에스티의 파이프라인은 면역질환 영역에 있다"며 "올해 바이오 USA에서 부스 설치를 추진하는 등 신약개발사로 동아에스티의 강점을 입증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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