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란 정상, 5개월만에 재회…'反美 결속' 과시

라이시 대통령 中 국빈 방문
원유수입 등 경제협력 확대
習 "中, 이란 핵 협상에 건설적 참여"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베이징에서 이날 방중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전략 경쟁을 이어가는 중국과 중동의 대표적 반미 국가인 이란이 결속력을 강화할 태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14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양국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며 미국에 대항하는 중국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란 국영 이리브방송은 이날 오전 라이시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과 라이시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회담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이란 언론과 외신들은 라이시 대통령의 ‘동방 정책’ 추진 의지가 담긴 방중이라며 양국 간 경제 협력에 주목했다. 알라에딘 보루제르디 이란·중국우호협회 회장은 테헤란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고속열차·전기자동차·태양광발전소 건설 등 다양한 산업에서 중국이 축적한 기술 지식을 감안할 때 양국 간 협력의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AFP통신도 이란이 에너지·운송·농업·무역 등의 분야에서 중국과 강력한 경제 협력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이르나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이란의 대중 수출액은 126억 달러, 수입액은 127억 달러로 중국은 이란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시 주석은 라이시 대통령의 경제 협력 약속에 대응해 “이란이 서방과 벌이고 있는 핵 합의 복원 협상에 건설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받는 이란에서 중국은 거의 유일하게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다년간 중국은 이란의 최대 무역 파트너였다”며 “이란은 중국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 플랜트와 기술 수출의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양국 정상은 최근의 앙금을 해소하는 동시에 반미 동맹 관련 국제 공조를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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