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침공 노리나…중국군 지휘관들 매일 ‘우크라전 열공’

홍콩매체 "우크라전, '대만 겨냥' 中에 현대전 연구 절호의 기회"
"中, 러에 무기 공급않겠지만, 3자 통한 중국산 무기 취득 못막아"


지난 2일 러시아의 로켓 공격에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아파트 건물.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환영을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앞두고 이날 키이우를 깜짝 방문했다. 전쟁 발발 후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초반의 우려가 되살아나고 있다. 당시 국내외의 다수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방 중국 역시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군 지휘관들이 매일 전황과 정보를 분석하며 현대전 연구의 기회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에 대한 어떠한 공격의 관점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국 고위 간부들에게 현대 전쟁의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 시진핑 “인민해방군은 어떠한 전쟁에도 승리하리라” 강조


SCMP는 “1년 전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 사흘 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만 해도 전쟁이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며 “전쟁의 예측 불가능성이 중국 지도자들에게 강력한 질문을 안겼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여러 차례 '인민해방군이 어떠한 전쟁에도 대비하고 있고, 승리하리라 기대한다'고 분명히 밝힌 상황에서 중국군은 어떻게 하면 전쟁에서 신속하고 확실하게 승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했던 캐나다 '칸와 아시안 디펜스'의 안드레이 창 편집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개 양상은 전쟁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것은 인민해방군이 대만 해협에서 벌일 가능성이 있는 싸움에도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상하이 정법대 니러슝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떠한 군사 충돌에서도 예측 가능성이 최초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경고로 작용해야 하며, 그렇기에 권력자는 전쟁을 결정하기 전 두 번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언급했다.



◇ "2주 안에 대만 전쟁 끝내려는 중국, 우크라이나 전쟁 연구"


중국 국방 싱크탱크 위안왕의 저우천밍 연구원은 “중국군 지휘관들은 매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고 위성 사진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인기나 극초음속 무기 같은 첨단 장비가 실제 전장에 배치되는 것은 전례가 없다”며 “중국군과 러시아군, 우크라이나군 모두 구소련 설계에 기반한 무기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공통점도 중요한 시사점을 안겨준다”고 말했다. 또 이번 전쟁에서 양측 모두의 핵심 전략은 무인기의 전술적 사용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인, 무인 군사 기술이 현대의 지능 전쟁에서 어떻게 통합돼야 하는지를 엿볼 기회를 제공하며 인민해방군이 향후 훈련과 작전 체계에 이를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카오 군사 전문가 앤서니 웡 둥은 러시아군이 병력 600∼800명 수준의 민첩하고 강한 대대전술단(BTG)을 운용하다가 병참과 지휘 체계 실패로 큰 희생을 치르자 다시 훨씬 더 큰 기갑 포병 사단 구축에 나선 점에 주목했다.


러시아군의 이러한 실전 경험은 인민해방군에게 현대전의 지형이 바뀌었음을 상기시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저우천밍은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들 미사일이 효과적으로 방어 시스템을 뚫고 우크라이나의 발전소, 통신 인프라 같은 목표를 파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인민해방군은 극초음속 미사일의 개척자이지만 어떤 것도 실전에 배치해본 적이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러한 첨단 무기의 사용에 대한 가치 있는 참고가 된다"고 말했다.


대만 군사 전문가 루리시는 러시아군이 고정밀 장거리 미사일 덕에 지상에서 큰 희생 없이 멀리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었다면서 "무차별적인 미사일 공격은 우크라이나군과 시민의 전투력과 사기를 약화시키는데 유사한 파괴가 대만 해협 충돌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개시하면 확전은 불가피하다"며 "중국은 일반적으로 2주 안에 전쟁을 끝내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만약 그에 실패하면 양측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과 유사한 재앙적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전쟁 땐 대만뿐 아니라 역내 모든 국가와 상대해야"


루리시는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인지전'(cognitive war)에서 승리하는 것이 군사력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러시아는 인지전을 배우고자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우크라이나가 광범위한 국제적 지원을 얻은 한가지 이유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겸손함과 뛰어난 소통, 스토리텔링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지전의 면에서 중국은 군사적 행동을 결정할 경우 대만인들뿐만 아니라 역내 모든 나라 사람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앤서니 웡 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달래고자 러시아 정보당국이 우호적인 정보만을 그에게 제공했고 그것은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며 "인민해방군이 대만이나 다른 곳에서 전쟁을 벌일 때 그 모든 일이 중국 지도자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중국 전문가들이 이구동성 주장했다고 SCMP는 전했다.


저우보 칭화대 국제안보전략센터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 것이라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측은 근거가 없으며, 그것은 중국이 공식적으로 러시아 편을 들 가능성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소 소장은 더 많은 서방의 무기가 우크라이나로 흘러 들어갈수록 러시아가 중국에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서방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도 러시아가 제3자를 통해 중국산 무기와 장비를 얻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모두 중국산 무인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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