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퍼즐 완성한 카카오·플랫폼 올라탄 SM…K팝 미래 '넥스트 레벨'

카카오, 대형 IP·아티스트 확보
글로벌 교두보 마련…IPO 청신호
SM, 멀티 레이블 체제 본격화
메타버스 등 협력 시너지 기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경영권 분쟁의 승자가 카카오(035720)로 결정되면서 SM엔터와 카카오 양측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 나온다. SM엔터는 카카오와의 협력을 통해 플랫폼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되고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공개(IPO) 추진을 위한 마지막 퍼즐 획득과 함께 대형 지식재산(IP)을 확보하며 업계 영향력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카카오엔터는 IPO를 위한 마지막 단추를 채웠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와 픽코마 합산 시 2023년 영업이익은 2500억 원 수준인데 SM엔터 인수 시 2025년 영업이익은 5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며 “연간 2500만 장이 넘는 음반 판매와 250만 명의 공연 모객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조 원 내외로 떨어졌던 카카오엔터의 추산 기업가치는 25조 원으로 다시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기존에 거론돼왔던 우회상장뿐 아니라 단독 상장, 나스닥 상장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걸그룹 에스파.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이는 SM엔터 소속 아티스트들의 카카오엔터 합류에서부터 시작된다. 기존에 카카오엔터는 아이유와 안테나뮤직 소속 아티스트들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들은 글로벌에서 흥행하는 K팝과는 거리가 있다. 아이브·크래비티 역시 카카오엔터 소속이지만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SM엔터 인수를 통해 글로벌 아티스트인 에스파·NCT 등을 자사 라인업으로 편입할 수 있게 됐다. 에스파와 NCT 127은 지난해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에서 3위에 오르는 등 글로벌 흥행 중이다.


SM엔터는 자사의 경영 로드맵인 ‘SM 3.0’을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하이브가 SM엔터에 손을 떼게 되면서 ‘핑크 블러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고 K팝 팬들과 임직원들의 우려도 덜 수 있게 됐다. 카카오엔터는 보유 중인 소속사들에 경영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고 이번에도 정체성을 보호하겠다고 밝힌 만큼 SM엔터 고유의 색채는 지켜질 것으로 보인다.



NCT 127.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SM엔터는 멀티 레이블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며 라인업 확대와 음원 발매 속도를 높이겠다고 공언한 만큼 글로벌 영향력 확대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SM엔터는 3개의 신인 그룹과 버추얼 아티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15일에는 새로 론칭할 걸그룹 연습생들의 쇼케이스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히트 IP인 NCT도 올해 ‘NCT 도쿄(가칭)’를 새로 공개한다.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신사업 영역인 해외 진출과 메타버스 등에서 카카오와의 협력 시너지가 크게 드러날 예정이다. 앞서 SM엔터는 국내외 레이블을 인수하고 일본·미주·동남아 지역에 제작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업이 카카오의 자본을 바탕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SM엔터가 ‘광야’를 비롯해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 특수촬영 등에 투자해온 만큼 이러한 역량을 갖춘 카카오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카카오엔터가 영위하고 있는 뮤직·미디어·스토리 부문과의 시너지도 늘어날 예정이다. 카카오엔터는 국내 최대 음원 유통·배급 사업과 함께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을 보유하고 있고 멜론을 통해 공연 티켓 사업도 운영 중이다. 미디어 부문에서는 다양한 영화·드라마·예능 등의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어 SM엔터 아티스트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SM엔터 역시 SM C&C를 통해 콘텐츠 제작 및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고 있다. 스토리 부문에서도 아티스트 소재의 웹툰·웹소설을 선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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