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경영권 분쟁에 종지부를 찍자 SM엔터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8262억 원 증발했다.
SM엔터 주가는 지난 13일 23.48% 폭락한 11만 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까지 시가총액은 3조5192억 원이었으나 이날 주가 폭락으로 2조6930억 원으로 규모가 큰 폭 줄었다.
이달 8일 주가는 15만 8500원, 시가총액은 3조7740억 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영업일 만에 30%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카카오가 진행 중인 SM엔터 공개 매수에서 지분 매입량을 더 이상 늘리지 않겠다고 확인하면서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와 하이브가 지분 매입 경쟁을 더 이상 벌이지 않는 데다 공개 매수 수량도 최대 35%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가 전날 카카오에 SM엔터 경영권을 넘기겠다고 발표하자 시장 일각에서는 공개 매수 수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하이브의 지분 매각을 안정적으로 유도하려 카카오가 자금을 더 투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다.
실제 SM엔터 지분을 15.78% 보유한 하이브는 카카오의 공개 매수에 참여할지 검토 중이다. 관련 법에 따르면 공개 매수자는 마감일까지 기존 매입 수량을 더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카카오가 SM엔터 지분 매입에 계획보다 훨씬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승자의 저주’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추가 투자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SM엔터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당시 주당 9만 1000원에 지분 9.08%를 취득할 예정이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예정된 수량을 넘어서는 지분이 공개 매수에 참여할 경우 안분비례 방식이 적용된다. 보유 지분을 모두 공개 매수에 내놓더라도 실제 매각할 수 있는 주식 수가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하이브도 이 때문에 공개 매수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