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과잉생산까지…'철강업 겨울' 길어진다

쇳물생산 10년來 최저

포항제철소. 사진 제공=포스코

올 1월 조강과 철강 제품 생산이 1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핵심 수요 산업군들이 상반기에도 불황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건설·자동차·가전 등 철강 제품을 대거 구매하는 업종 중심으로 침체가 가속화하고 글로벌 철강 업계 역시 생산 과잉이 이어지고 있어 철강 업계의 ‘겨울’도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철강협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열연·냉연, 형강, 철근, 후판, 강관 등 모든 철강재의 1월 합산 생산량도 10년 이래 최저치다. 올 1월 철강재 전 품목의 생산량은 556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하락했다. 철강재가 500만 톤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1월에는 700만 톤까지 생산했다.


이는 철강 업계 전방산업군들의 생산 수준이 좀처럼 빠르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자동차·가전 등 철강 수요 산업들은 국내 경제성장과 함께 철강 생산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자동차 업계 생산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셌던 2021년보다 소폭 성장했지만 여전히 예년 생산량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한 자동차 대수는 376만 대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올해 생산량도 370만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심화로 인한 자동차 생산량 급락과 이에 따른 기저 효과로 풀이된다. 실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국내 자동차 생산 대수는 395만 대로 지난해보다 20만여 대 많다.


가전 시장은 최근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가전제품 판매 금액은 2조 25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철강재의 핵심 수요처인 건설 시장도 마찬가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건설 수주액이 지난해 대비 7% 줄어든 206조 8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철강 업계의 경우 장기 불황에다 과잉 공급이 계속되면서 올해도 생산량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할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93차 철강위원회를 열고 “지난해 동남아시아·중동에서 생산능력을 확장해 전 세계 조강 생산능력이 크게 늘었다”며 “글로벌 철강 과잉 생산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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