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기업 에프앤에프(F&F(383220))가 인수한 드라마 제작사 빅텐츠(빅토리콘텐츠)가 코스닥 이전 상장에 시동을 걸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빅텐츠는 최근 NH투자증권(005940)과 대표 주관사 계약을 맺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신청서 제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빅텐츠 측은 상반기 내 거래소에 심사 신청서를 제출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이전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빅텐츠는 2014년 12월 코넥스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이전 상장 기회를 엿봤지만 실적 악화와 추가 투자 유치 후 사업 안정화 작업 등으로 좀처럼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러다 F&F의 경영권 인수 후 상당한 자금을 수혈 받으며 이전 상장을 위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F&F는 지난해 3월 235억 원을 투자해 구주 인수, 유상 증자 참여 등으로 빅텐츠 지분 50.77%를 확보했다.
F&F는 빅텐츠를 성장시켜 패션 브랜드 사업과 콘텐츠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지난해 F&F엔터테인먼트 설립으로 엔터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F&F는 우수한 콘텐츠 제작 능력을 보유한 빅텐츠와의 연계를 통해 ‘패션-콘텐츠-마케팅’ 사업의 선순환 구조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B 업계는 김창수 F&F 회장의 빅텐츠 임원진 합류에도 주목하고 있다. 빅텐츠는 29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 대표와 노우람 F&F파트너스 대표를 기타 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을 의결했다. 기타 비상무이사는 상근하지 않으면서도 사내·사외이사와 동일하게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빅텐츠 상장 추진에 대한 김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벤처캐피털(VC)인 F&F파트너스는 F&F의 자회사다.
2003년 설립된 빅텐츠는 ‘발리에서 생긴 일’ ‘쩐의 전쟁’ ‘대물’ 등 히트작을 내놓으며 드라마 제작사로서 이름을 알렸다. 가장 최신 작품은 25일부터 KBS에서 방영 중인 주말 드라마 ‘진짜가 나타났다’로 2화 만에 시청률 20.8%를 기록했다.
2021년 방영 프로그램 수 감소, 출연 배우의 학교폭력 이슈로 인한 드라마 재촬영 등 악재로 일시적 손실이 발생했지만 지난해 F&F 인수 후에는 사상 최대 매출인 322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2020년 6억 원에서 지난해 13억 원으로 2년 만에 두 배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