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용병 지원해 사면 받고…고향서 또 살인한 20대

와그너그룹 사면 죄수 5000명 넘어
민간 복귀 후 중범죄 가능성 우려 확산

1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한 건물에 그려진 와그너그룹 홍보 벽화. AP연합뉴스

살인 혐의로 복역하다 러시아 민간용병단 '와그너그룹' 합류로 죄를 사면받은 러시아 남성이 고향에서 또 살인을 저질러 다시 교도소에 수감됐다.


러시아 반정부 성향 독립 언론 매체 메디아조나와 미국 CNN 방송 등은 러시아 키로프주 소도시 노비부레츠 경찰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와그너그룹 용병 출신 이반 로소마킨(28)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는 같은 마을 주민인 고령의 여성으로 구타당한 채 흉기에 찔려 숨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매체 옴베스티에 따르면 로소마킨이 범행을 실토했지만 살인의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로소마킨이 고향 노비부레츠로 돌아온 것은 지난달 21일이다. 그는 만취 상태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그 한 달 뒤 노상강도까지 벌인 혐의로 2020년 14년형을 선고받은 죄수였다. 그러다 복역 중에 와그너그룹의 '죄수병 선발'에 지원하면서 석방의 기회를 잡았고 일정 기간 복무를 마치고 사면을 받아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로소마킨은 고향으로 돌아오자마자 술에 취한 채 농기구와 흉기를 들고 돌아다니며 "다 죽여버리겠다"고 소란을 피워 주민을 불안에 떨게 했다. 현지 방송은 그가 이유 없이 자동차 창문 여러 장을 깨뜨리는 모습을 보도했다. 그는 이 일로 5일 동안 유치장에 갇혔고 주민들은 관련해 주민회의까지 소집했다. 그의 공갈 탓에 두려워 잠들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주민도 있었다.


와그너그룹은 사실상 범죄에 가까운 잔혹한 전략으로 악명높다. 와그너그룹이 살인·강간범 등을 용병으로 선발하면서 이들이 복귀 후 중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지적이 그간 꾸준히 제기됐다. 지금까지 와그너그룹을 통해 사면받은 죄수는 5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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