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마음 잡는 법은 달라요”
패션·유통업계가 외모를 꾸미는 데 관심이 높고 경제력도 갖춘 3040 남성 소비자를 잡기 위해 경쟁하는 가운데 남성 맞춤형 판매 전략을 도입한 업체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10월부터 ‘멋진남자쇼'를 통해 3040 남성을 타깃으로 재킷·셔츠 등을 중점적으로 편성하고 있다. 현대 홈쇼핑이 이런 행보에 나선 건 그간 경쟁자가 없었던 남성 패션·뷰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초반엔 흥행 여부가 반반이었다. 홈쇼핑 업계 전반의 주 고객층인 4050 이상 여성이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홈쇼핑은 남성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남성 시청자들은 소재나 컬러 등을 꼼꼼히 보지 않는다”며 “개별 상품을 세세히 설명하는 전략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신 ‘떠먹여 주는’ 전략이 효과적이었다. 어떻게 입어야 트렌드에 맞는지 제시하거나 미리 상·하의를 맞춰 놓고 일주일을 채울 수 있도록 전체 스타일링을 제안했다. 현대홈쇼핑이 해당 방송 진행자로 유튜버 ‘김배우’를 섭외한 것도 편안하면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언변 때문이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30대 남성이 자기 세대의 트렌드를 소개하는 것보다 중년 남성이 방송을 진행하는 편이 콘텐츠로서 매력도 높고 시선을 끌 수 있다”고 섭외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유튜버 김배우는 홈쇼핑 방송이 시작되기 전 자신의 채널에서 상품에 관련된 내용을 미리 설명하고 있다. 이는 패션에 친숙하지 않은 남성을 상대로 한정된 생방송 시간 안에 정보를 줘야 한다는 제약을 벗어나는 방법이 됐다. 유튜브 영상을 미리 본 시청자가 홈쇼핑으로 유입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남성 패션 카테고리는 기대 이상 성과를 냈다. 연초 이후 3월까지 현대홈쇼핑 남성 패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2.6% 올랐다. 같은 기간 3040 남성 소비자 매출도 36.1% 상승했다. 이처럼 매출이 안정적으로 나오면서 지난해 말 8주마다 비정기적으로 진행하던 방송은 주기를 줄여 3주마다 고정 편성하기로 했다. 현대홈쇼핑은 향후 방송 횟수를 늘리거나 주기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