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스타십' 발사 연기…머스크 "며칠 후 재시도"

1단 로켓의 압력 밸브 동결 문제
발사 40초 남기고 연기 결정해
"재시도까지 최소 48시간 필요"

스페이스X가 개발한 스타십이 17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 고정돼 있다.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위한 첫 발사가 연기됐다. 1단 로켓의 기압 문제가 발생해 이를 해결한 후 발사를 재시도하기 위해선 최소 이틀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이스X는 17일(현지 시간) 오전 8시 20분께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할 예정이었지만 발사 40초를 남겨두고 시험비행 연기를 결정했다.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발사 연기를 결정하기 직전 자신의 트위터에 “압력을 가하는 밸브가 동결된 것으로 보인다”며 “밸브가 작동하지 않는 이상 오늘 발사는 불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사 전 1단계 추진체 슈퍼해비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압력 밸브가 얼어붙은 것으로 분석된다.


스페이스X는 문제 해결을 위해 발사 시간을 20여분 늦췄지만 결국 연기를 결정했다. 다만 스페이스X 측은 “문제 발생 이후에도 카운트다운을 일정 정도 진행하면서 기체 상황을 점검했다”며 “큰 문제는 빠르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십의 발사 재시도는 최소 이틀 뒤인 19일 이후로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이스X 측은 이날 진행된 생중계를 통해 “발사 재시도에는 최소 48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이날 시도에서 확인한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 역시 발사 연기 직후 트위터에 “오늘 많은 것을 배웠다. 추진체를 내리고 며칠 후 다시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첫 지구궤도 시험비행에 나설 예정이었던 스타십은 대형 로켓 ‘슈퍼헤비’와 최대 120명의 사람을 실을 수 있는 스타십 우주선이 결합한 대형 우주선으로 약 122m 길이의 2단 구조로 이뤄졌다. 슈퍼헤비의 추력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아폴로 우주선을 발사했던 ‘새턴V’의 두 배 이상인 데다 운송 규모도 통상 유인우주선(4~6명)보다 훨씬 커 ‘역대 가장 강력한 우주선’으로 불린다.


스타십의 이번 목표는 약 2분 52초간 지상에서 이륙한 뒤 로켓과 분리돼 자체 엔진으로 궤도에 올랐다가 하와이 카우아이섬 인근 태평양으로 낙하해 총 90분간의 시험비행을 마치는 것이었다. 머스크 CEO는 비행에 앞서 “우리는 이번 발사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보고 있기 때문에 시험비행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기대치를 낮게 설정하고 싶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발사대에서 충분히 멀어지기만 한다면 성공으로 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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