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수렁' 건설주, 총선 바람 타고 '들썩'

선심성 경기 부양책 기대 고조
'대장주' 현대건설 이달 8% 올라
GS건설·대우건설 등도 뜀박질


부동산 시장 침체로 반 토막 난 주가가 다반사였던 건설주가 바닥을 확인하면서 들썩이고 있다. 여야 정치권의 최대 이벤트로 윤석열 정부의 명운을 쥔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올수록 부동산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건설주의 반등을 촉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건설 대장주인 현대건설(000720)은 이달 들어 7.96% 상승했다. 주택 사업이 주력인 HDC현대산업개발(294870)(6.29%)을 비롯해 GS건설(006360)(4.84%)과 대우건설(047040)(3.85%)도 오름세다. 시가총액 1000억 원대인 동부건설(005960)(13%)이나 태영건설(009410)(3.4%) 주가 역시 오름세를 보였다.


건설 업계는 아직 주택 경기가 반등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4월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8.4포인트 상승한 81.5로 나타났다. 전월보다 개선됐다지만 기준선인 100을 넘지 못해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보기 어렵다.


실제로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R114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청약 결과를 분석했더니 1분기 전국 분양 단지(34개) 중 1·2순위 내에 청약이 마감된 곳은 13곳으로 38.2%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에는 총 87개 분양 단지 중 21개 단지만 미달(24.1%)이 난 것과 대조적이다. 1분기 오피스텔 분양 물량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분기 건설사들의 실적도 GS건설을 제외하면 예상보다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물산(028260)은 영업이익 529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3%, 현대건설은 1601억 원으로 6.6%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우건설의 영업익(1578억 원)도 28.7%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DL이앤씨(375500)(858억 원) 역시 31.8%나 감소할 것으로 점쳐졌다. GS건설만 1분기 영업이익이 1669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8.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사들은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사실상 올스톱되면서 신규 시공 물량을 확보해 실적을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투자 업계는 이달 10일로 23대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자 때 이른 정치 바람이 건설주를 바닥권에서 밀어올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미분양 등 경기 침체가 한층 악화된 지방을 중심으로 ‘선심성 부양책’ 등이 쏟아질 수 있다는 기대다. 실제 지방 경기는 건설업이 바닥을 기면서 생산과 소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정치권을 향해 규제 완화와 예산 지원 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대구와 경북·전남·전북·제주·충남 등 6개 광역자치단체는 각각 1개 단지만 분양에 나섰는데 모두 미달됐다. 수도권도 상황이 좋지는 않아 경기도의 경우 1분기에 8개 단지를 분양했으나 6개가 미분양이 났다.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2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 5438가구로 1년 전보다 199% 급증했으며 미분양 물량의 83%가 지방에 몰려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 하반기 경기 상황이 내년 상반기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방 부동산 시장이 심각한 상황인 만큼 일부 단지에 대해서는 양도세를 면제해주는 등 관련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 금리 인상을 사실상 끝냈고 한국은행도 최근 두 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해 시중금리가 정점을 쳤다는 분석도 건설주를 긍정적으로 보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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