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VX가 해킹해 형사 고소"…민주당, 스타트업 불공정 발표회

스마트스코어 "카카오VX가 불법 침입해 모방"
알고케어-롯데, 스카이텍-포스코건설 등 논의

이원정(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국장, 이용빈 의원, 조승래 의원, 서치원 변호사. 강도림 기자

카카오VX가 경쟁 업체를 불법적으로 해킹해 골프장 IT 솔루션을 모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카카오VX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를 당했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는 조승래·윤영덕·이용빈 의원실 및 경제민주화네트워크와 국회의원회관에서 대기업의 스타트업 기술탈취 및 아이디어 도용 등 불공정 피해 증언대회 '을(乙)들의 아우성'을 개최했다.


골프 비즈니스 플랫폼 스마트스코어의 박노성 부대표는 카카오VX가 장기간 조직적으로 자사의 관리자 페이지를 무단 침입했다고 주장했다. 박 부대표는 “카카오VX가 서비스의 화면 구성뿐 아니라 기능 등 굉장히 지엽적인 부분까지 동일해 화면 캡처로는 구현될 수 없는 수준의 모방을 했다”며 “해킹을 의심하게 돼 저희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한 IP 목록들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카카오VX에 재직 중인 직원을 통해 카카오VX와 IP가 일치함을 확인했다”며 “2021년 3월경부터 2023년 3월경까지 2년간 총 801회에 걸쳐 무단으로 침입을 시도했고 577회 침입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VX가 2021년경 주로 1개 골프장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했고 그 해 말부터는 148개 골프장에 대한 침입을 시도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후 수원지방검찰청에 카카오VX를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형사고소했다고 밝혔다.



박노성 스마트스코어 부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20일 개최한 대기업의 스타트업 기술탈취 및 아이디어 도용 등 불공정 피해 증언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강도림 기자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는 롯데가 투자·파트너십을 빌미로 자사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롯데가 사업 협력을 제안하며 경쟁 상품을 절대 만들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켰다"며 “하지만 결국 합의가 결렬된 후 알고케어 도용 제품을 개발해 CES 2023에 전시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아이디어와 기술 탈취가 발생하면 피해 기업인 스타트업이 입증 책임을 지는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헀다.


포스코건설이 대기업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드론·연구시설 장비 제조 중소기업인 스카이텍의 박희민 대표는 “포스코건설이 계약을 체결해줄 거란 기대를 형성한 후 기술 자료를 요구했다”며 “이후 거래를 거절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탈취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승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민사소송에서 상대방이 영업비밀을 이유로 문서 제출을 거부하는 게 현실”이라며 “스타트업이 부담하는 입증 책임에 대한 부분을 전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도 대기업의 기술 탈취, 아이디어 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피해 보신 분들이 신속하게 구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