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구역 재개발 조합이 공사비 50% 인상을 요구하는 시공사와의 계약 해지를 추진하고 있다. 물가 상승을 고려하더라도 가구당 2억 원의 추가 부담금은 과도하다는 판단에 초강수를 두겠다는 것이다.

20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산성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시공단(대우건설·GS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 계약 해지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2년 전 계약 당시(445만 원)보다 49%(661만 2000원) 오른 공사비 때문인데 이 경우 조합원 1인이 2억 원에 가까운 추가 분담금을 내야 한다.

산성구역은 성남 수정구 수정로 342번길 15-10 일원 15만 2797㎡에 3487세대가 들어서는 대규모 재개발 구역이다. 지난해 8월부터 철거 공사를 시작해 지난달 마무리됐으며 이달 중 멸실과 등기 말소를 앞두고 있다.

착공을 목전에 둔 상황이지만 시공단이 변경 도급 공사비 661만 2000원을 제시하면서 사업은 삐걱대기 시작했다. 이는 기존 공사비 445만 원 대비 49%나 오른 수준이다. 조합 관계자는 “기존 계약에 있던 대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면 공사비는 490만 원 정도”라며 “이밖에 일부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시공단이 제시한 수준은 너무 과도하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현재 조합에서 요구하는 공사비로는 회사로서는 적자가 심해 공사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만하게 협의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합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시공단 계약 해지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안건이 통과되면 대의원회와 총회를 거쳐 최종 계약 해지에 이르게 된다. 다만 이 경우 시공사 선정 등 초기 단계부터 사업을 다시 진행해야 하는 만큼 최소 1년 이상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성북구 장위6구역도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공사비 인상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4년 전 계약 당시 공사비는 3.3㎡당 426만 6900원이었으나 현재 대우건설은 600만 원 이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주거용 건물의 건설공사비지수는 1월 말 기준 149.89까지 상승해 2년 전(123.84) 대비 21% 올랐다. 정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건설공사비지수를 적용해도 공사 원가가 올라간 것을 따라가지 못한다”며 “최근 서울의 경우 평당 700만 원이 넘어가는데 산성구역의 경우 규모가 커서 비교적 공사비가 덜 오른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