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보국 실현'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 별세

신약 개발·수액 사업 등 앞장서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 사진 제공=JW중외제약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이 향년 90세의 나이로 30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이 명예회장은 ‘제약구세’의 일념으로 필수의약품부터 혁신신약까지 약 다운 약을 만들어 국민 건강을 지키는 제약보국 실현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명존중과 도전정신의 경영이념 아래 대한민국 제약 산업의 발전과 보건의료 기반 향상에 평생을 바쳤다는 설명이다.


이 명예회장은 1969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번째로 합성 항생제 ‘리지노마이신’ 개발에 성공했다. 리지노마이신은 국내에서 선풍적인 반응을 이끌었으며, 경영위기로 어렵던 회사의 기틀을 다지고, 국내 제약 산업을 한 단계 진보시키는 역할을 했다. 1973년 12월 영국 약전에도 수록돼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며 1969년 5월 19일 발명의 날에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회사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수액 산업 분야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 명예회장은 1970년대에 수액 사업에 대해 수익성을 이유로 사업을 이어갈지 고민을 했으나 “지금 이 순간에 저기서 꺼져가는 생명이 있는데 돈이 안 돼서 그만둔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며 생명 존중의 창업 정신을 이어가기도 했다. JW그룹은 당진 수액공장을 기반으로 2019년에는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종합영양수액 ‘위너프’ 완제품을 아시아권 제약사로는 최초로 영양수액 세계 최대 시장인 유럽 시장에 수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 명예회장은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국내에 신약이라는 개념조차 희미했던 1983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했다. 1986년에는 신약개발 연구조합 초대 이사장에 추대돼 업계 공동 R&D를 통한 기술 향상과 글로벌 진출 기반 구축 등 국내 제약업계 발전에 큰 기여를 하기도 했다. 1992년엔 국내 최초의 합작 바이오벤처인 C&C신약 연구소를 일본 주가이제약과 절반의 지분투자를 통해 설립하기도 했다. 이 명예회장은 당시 “대한민국의 인재와 일본의 신약개발 노하우를 합쳐 제대로 된 신약을 만들어 보자”라고 했다.


이 명예회장은 세브란스 병원에서 입원 중 전날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며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 장례는 JW그룹 회사장으로 치뤄지며 빈소는 연세대학교 신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조문은 5월 1일 10시부터 가능하며 발인은 5월 3일 오전 7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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