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최대주주 변경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잦은 최대주주 변경은 주가 상승을 노린 미끼일 수 있다”며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4월 3~28일) 동안 슈프리마아이디(317770)는 312.82% 급등해 전체 상장 종목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알에프세미(096610)(164.62%), 테라사이언스(073640)(82.23%), 윌링스(313760)(53.02%), 투비소프트(079970)(46.68%) 등도 4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최근에 최대주주가 변경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코스닥 상장사 슈프리마아이디는 지난달 11일 글로벌윈-위드윈신기술투자조합1호 외 3인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총양수도 금액은 약 554억 원이다.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 알에프세미는 중국 배터리 전문 기업 진평그룹에 경영권을 넘겼다. 역시 코스닥 상장사인 윌링스는 제이스코홀딩스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담보 제공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대주주가 바뀌었는데 주가가 오르는 것은 사업 방향성 전환, 신사업 추진 등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대주주 변경을 무조건적인 호재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시가총액이 적은 기업들의 잦은 인수합병(M&A)은 투자자를 현혹하기 위한 미끼일 수 있다”며 “신중한 분석 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대주주 변경 공시 전 미공개 정보 이용으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있다. 슈프리마아이디는 최대주주 변경 공시 전인 지난달 7일과 10일 각각 52주 신고가를 쓰며 미공개 정보가 샌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회사 측은 “아직 회사 내부적으로 파악된 정황은 없다”며 M&A 정보의 사전 유출 가능성을 부인했다.
금융감독원도 매년 발생하는 최대주주의 잦은 변경 사례들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상장사 등 160곳에 대한 재무제표 심사와 감리를 통해 중대 회계 부정의 적발 및 감시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특히 잦은 최대주주 변경, 내부회계관리제도 의견 비적정, 사모 전환사채(CB) 악용 기업 등 회계 분식 고위험 기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