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우간다에서 동성애 성소수자 간 성관계가 적발되면 최대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반(反) 동성애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LGBTQ)로 확인만 돼도 처벌하도록 하는 조항과 동성애 의심 행위 신고를 의무화한 조항은 삭제됐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안네트 아니타 베트윈 국회의장은 ‘반동성애 법안’ 최종 투표가 끝난 뒤 “이 법안이 한명을 제외한 모든 의원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의회를 통과한 수정 법안에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나 미성년자가 동성 간 성관계를 할 경우에는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동성애를 조장할 경우 최대 징역 20년이, 동성애 미수 범죄에는 최대 징역 10년이 각 선고된다는 내용도 있다.
법안은 그러면서도 “동성애자로 추정되거나 의심되는 사람이라도 동성애자와 성행위를 하지 않는 사람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예외를 두었다. 당초 성소수자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국민에게도 징역 6개월을 선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으나 이 부분은 수정 과정에서 제외됐다고 국회의장은 덧붙였다.
다만 아동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동성애 행위의 경우에만 신고하지 않았을 때 징역 5년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지난달 21일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의 수정 재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의원들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의 성행위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행위 등 소위 '악질 동성애 성관계'가 적발될 경우 최대 사형에 처하도록 한 규정을 삭제하라는 무세베니 대통령의 권고는 거부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수정 법안에 따르면 이런 '악질 동성애 성관계' 미수범에 대해서는 최대 징역 14년, 단순한 동성애 성관계 미수범에 대해서는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할 수 있다. 이 밖에 동성애 활동을 모집, 홍보, 후원할 경우 징역 20년까지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가혹한 처벌 규정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런 내용이 담긴 이번 법안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반동성애법안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고 AFP는 전했다.
법안은 무세베니 대통령의 서명을 거치면 최종 확정된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의회는 3분의 2 찬성으로 법안을 확정할 수 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국제사회로부터 성소수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해당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은 법안이 제정될 경우 경제적 제재 가능성을 경고했고,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는 "끔찍한 인권 침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무세베니 대통령 역시 이 법안 자체의 취지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밝힌 바 있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