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SVB), 퍼스트리퍼블릭 등이 무너진 여파로 투자자들이 미국 은행주를 대거 매도하면서 어렵사리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주가가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S&P500 금융주 지수가 2021년 이후 줄곧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중반의 510을 웃돌고 있지만, “최근 매도 행렬이 임계치 아래로 끌어내림으로써 고통을 줄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금융주 지수는 지난 한 주 동안 2.7% 가까이 하락한 536.83을 기록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이 무너지면서 지역 중소형 은행들에 대한 우려가 확산했고, 팩웨스트와 웨스턴얼라이언스가 각각 43%, 27% 급락했다.
블룸버그가 지목한 S&P500 금융주 지수의 임계치는 2007년 중반 기록했던 고점인 510이다. 통신은 지수가 그 아래로 내려갈 경우 기술적으로 주식시장 전반에 추가 하락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봤다. 이 경우 은행들의 대출 축소 경향이 심해지면서 경기 침체 우려를 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은행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급속히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위기에 극도로 취약해졌기 때문에 주가 하락을 견딜 수 없다는 것이다.
로펠 자산관리의 헤지펀드 매니저 짐 로펠은 “은행주가 하락하면 강세장이 나올 수 없다. 올림픽 출전 선수가 다리에 콘크리트 블록을 달고 있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낸시 텡글러 래퍼탱글러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부 은행주들을 추격 매수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떨어지는 칼날은 떨어지게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