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올해 1분기(1~3월)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가스공사는 11일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88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인 1조 362억 원을 43.2%나 밑도는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조 9299억 원으로 28.3% 증가했다. 판매물량이 7.8% 감소했으나, 환율과 유가 상승으로 판매단가가 뛴 탓이다.
가스공사의 어닝 쇼크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가는 가파르게 올랐지만 국내 가격에는 상승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게 1분기 영업이익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가스공사는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 공급 비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한 영향”이라고 강조했다. 가스요금 인상 폭을 최소화하는 등 가계가 짊어질 부담을 대신 떠안아줬다는 설명이다. 민수용 도시가스요금은 1분기 동결된 데 이어 2분기 인상 결정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당정은 다음 주에나 인상 폭과 시기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회계장부상 자산으로 잡히지만 사실상 영업손실을 의미하는 민수용 미수금은 지난해 말 8조 6000억 원에서 11조 6000억 원으로 3조 원가량 불어났다. 미수금 증가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가 순이익을 좀먹는 악순환도 반복되고 있다. 1분기 순이익은 13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1%나 급감했다. 미수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운전자금이 감소하면서 부채 비율이 지난해 말 500%에서 1분기 말 490%로 10%포인트 하락한 것은 유일한 위안거리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해외 사업 수익 극대화 등 14조 원 규모의 자구 노력을 성실히 이행해 국민 부담을 완화하고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지역난방공사도 올 1분기에 매출 1조 6595억 원, 영업손실 877억 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매출이 20.1%나 증가했지만 주 발전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원가 급등을 열 요금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탓에 영업적자는 면치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1분기 한난의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19.9% 개선됐다. 한난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 손실 폭을 차츰 줄여가고 있으나 원가 회수 가능 수준의 열 요금 인상 또는 큰 폭의 연료비 하락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흑자 전환은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