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방위 주장했지만…성폭행범 살해한 멕시코女 '징역 6년'

"마지막 선택이었다" 정당방위 주장했지만
법원 "성폭행 피해 전제하더라도 과잉방어"
성폭행범 유족에 보상금 지급하라 명령도
변호인단 "여성 위해 정의 지켜낼 것" 항소

인권단체 '노스케레모스 비바스네사' 페이스북 캡처


자신을 성폭행하고 협박까지 한 남성을 살해한 멕시코 여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정당방위’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멕시코 인권단체들은 법원의 판결에 반발했다.


16일(현지시간) 멕시코 언론 엘우니베르살 등에 따르면 멕시코주 네사우알코요틀 지방법원은 전날 살인 혐의로 기소된 록사나 루이스에게 징역 6년 2개월을 선고했다.


루이스는 2021년 5월 멕시코시티 인근 네사우알코요틀에 위치한 자신의 거주지에서 침입한 남성에게 성폭행 당했다. 이후 성폭행범이 자신을 죽이겠다고 협박하자 그는 둔기로 성폭행범의 머리를 내리쳐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멕시코 사회의 주목을 받아 왔다. 그의 살인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루이스는 자신의 행위를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다”고 주장했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내린 ‘마지막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법원은 성폭행 피해 사실을 전제로 하더라도 “사람의 목숨을 빼앗은 것은 과잉 방어”라는 논리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성폭행범 유족에게 보상금 28만 페소(약 2100만원)를 지급할 것도 명령했다.


일부 시민사회는 반발했다. 사건 초기부터 루이스 구명 운동을 펼친 인권단체인 ‘노스케레모스 비바스네사’는 현지 매체에 “성 감수성이 결여된 이번 판결에는 여성이 공격자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내포한다”며 “공정성이 결여돼 있다”고 강조했다.


루이스는 판결 직후 항소 의지를 밝혔다. 그는 현지 매체에 “제가 스스로를 지키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도 없었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의 변호인단도 “루이스는 명백한 피해자”라며 “모든 여성을 위해 정의를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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